정부가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와 고용 등 민생 부문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경제 전반을 견인하고 있지만 고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소비 회복 지연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가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와 기업들의 투자 확대가 경기 개선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반도체 수출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제조업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기존보다 높게 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민간 투자 회복이 이어질 경우 성장세가 예상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민생과 직결되는 지표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진 데다 원·달러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 생활물가 부담이 지속되면서 소비 회복 속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시장도 업종별 온도 차가 뚜렷하다. 제조업과 일부 첨단산업에서는 고용이 늘고 있지만 건설업과 자영업 등에서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층 취업난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앞으로도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내수 회복을 위한 정책 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소비 진작과 투자 확대, 취약계층 지원 등을 통해 경기 회복의 온기가 민생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다. 미국 통화정책과 중국 경기 둔화, 중동 정세, 환율 변동 등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는 대외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며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이 국내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소비와 고용이 함께 살아나지 않으면 체감경기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하반기에는 수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내수와 고용 회복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우리 경제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