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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토착비리 1450명 적발…지방의원·공무원 등 20명 구속

이수민 기자 | 입력 26-07-19 13:59



경찰이 지방자치단체 의원과 공무원, 민간업자 사이의 부당계약과 재정비리를 집중 수사해 1450명을 적발하고 20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지방권력과 지역업체의 장기 유착을 끊기 위해 전담 조직과 수사 인력을 확대하고 수의계약 비리를 첫 집중 수사과제로 지정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월부터 4개월 동안 진행한 토착비리 특별단속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단속 대상에는 지방의원과 공무원이 업체 선정이나 예산 편성에 개입해 금품을 받는 행위, 공공기관 재정을 빼돌리는 행위,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범죄 등이 포함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예산 편성과 납품업체 선정 대가로 계약금액 가운데 약 4억5000만원을 사례비로 받은 혐의로 광역의원 등 15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3명을 구속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지방의원이 특정 업체가 공공기관 납품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계약금액 일부를 돌려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관련 자금 흐름과 업체 선정 과정, 관계자 간 연락 내역 등을 조사했다.

대전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학교법인의 기간제 교사와 행정 교직원 채용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학교법인 사무국장과 상임이사 등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2명이 구속됐다.

충북 청주에서는 공공기관 지역본부 협력업체 직원 2명이 25억원 상당의 물품을 허위로 발주한 뒤 이를 외부에 판매해 16억7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적발됐다. 경찰은 허위 발주가 장기간 이어졌는지와 공공기관 내부 관계자의 공모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국수본은 이번 단속에도 지방정부와 지역 토호세력 사이의 유착을 바탕으로 한 부패 구조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20일부터 토착비리 특별단속 체제를 확대해 운영하기로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는 토착비리 관련 정책기획과 수사지휘를 전담하는 "지역 유착비리 대응 태스크포스"가 구성된다. 기존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뿐 아니라 광역범죄수사대도 전담 수사체계에 편입된다.

중점 단속 대상에는 공직자가 불법 사실을 알고도 단속이나 행정처분을 하지 않는 "불법 방임" 유형이 새로 포함된다. 금품을 직접 받거나 계약에 개입하는 적극적인 범죄뿐 아니라 지역업체와의 관계 등을 이유로 위법행위를 방치하거나 묵인하는 행위까지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소극 행정이나 관행을 구실로 불법행위를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행위도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공직사회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수본은 특별단속 기간에 전국적으로 반복되거나 구조적인 범죄를 집중 수사과제로 선정해 경찰청 차원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첫 번째 과제로는 지방의원과 공무원 등 공직자가 연루된 수의계약 관련 불법행위가 지정됐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특정 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신속한 사업 집행이 가능하지만, 업체 선정 과정이 불투명할 경우 특혜와 금품수수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경찰은 계약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거나 금액을 쪼개 수의계약 요건에 맞추는 행위, 가족이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제공하는 행위 등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토착비리 수사에는 내부 관계자와 주민의 신고가 중요하다며 관련 불법행위를 알게 되면 경찰이나 공익신고기관에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신고자의 신원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공익신고자 보호 절차를 적용하고 사건 해결에 기여한 제보자에게 검거보상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범죄에 가담한 내부자가 수사에 협조할 경우에는 법에 따라 형이 감경되거나 면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단속 범위를 금품수수에서 불법행위 묵인까지 넓히면서 지방행정의 오랜 관행도 수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계약과 인허가 과정의 재량이 지역 유착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내부 통제와 정보 공개가 함께 강화될 수 있는지가 남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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