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실시한 대한축구협회 관련 청문회가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 운영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핵심 의혹에 대한 충분한 규명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청문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의 질의가 경기 성적이나 정치적 공방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며, 축구 팬들과 국민이 제기해 온 감독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협회 운영의 투명성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검증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논란은 청문회 도중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더욱 확산됐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윤 의원은 정 전 회장에게 "더 잘 배려해 드려야 하는데 송구합니다"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정 전 회장은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자리 말고 다른 자리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청문회의 공정성과 이해충돌 가능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윤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준비한 질의를 모두 했고 강도 높은 질문도 했다"며 문제될 사안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정몽규 전 회장은 청문회를 앞두고 문체위원들과 접촉을 시도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답변을 잘하기 위해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봤다"며 일부 접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송구하다"고 밝혔다.
다만 문자에 등장한 '정 선배'의 신원에 대해서는 개인의 사생활에 해당한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정 전 회장의 인식도 도마에 올랐다.
정 전 회장은 "만약 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면 청문회는 열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대해 축구계 안팎에서는 국민적 비판의 핵심은 단순한 경기 성적이 아니라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 협회 운영의 투명성, 행정 절차 전반에 대한 신뢰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 다른 쟁점은 문화체육관광부 출신 고위 공직자의 축구협회 재취업 문제였다.
김재원 의원은 정몽규 전 회장 재임 기간 문체부 차관 및 차관보 출신 인사들이 협회 부회장 등 주요 보직을 맡은 사례를 언급하며 "전관예우를 넘어 카르텔이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재는 퇴직 공무원의 축구협회 취업을 제한할 명확한 제도가 없지만,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청문회는 축구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지만, 감독 선임 절차와 협회 운영을 둘러싼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