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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들 괴롭힌다며 10대들 때린 아버지…법원, 벌금형 집행유예

박현정 기자 | 입력 26-09-06 11:02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아들을 괴롭힌다고 생각해 집을 반복해서 찾아온 10대들을 폭행한 50대 아버지가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자녀를 보호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더라도 미성년자를 직접 폭행한 행위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1단독 박광민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50대 A씨에게 벌금 3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2월 충북 청주시 A씨의 집에서 발생했다.

A씨의 아들은 중증 지적장애가 있었고 당시 10대 친구들이 집을 찾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들이 아들의 물건을 빼앗는 등 아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18일 저녁 아들의 친구인 14세 B군이 집에 놀러 왔다가 신발을 신은 채 화장실에 들어가자 화가 나 주먹으로 얼굴 등을 여러 차례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B군과 함께 집을 찾아왔던 C군 등에게 앞으로 자신의 집에 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같은 날 C군이 다시 집을 찾아오자 뺨을 한 차례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C군은 이틀 뒤에도 A씨의 집을 다시 찾았다. A씨는 이번에도 C군의 뺨을 두 차례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보도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해 2월 18일부터 21일까지 자신의 집을 찾아온 아들의 친구 3명을 폭행했으며, 피해 학생들은 각각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아이들을 폭행한 배경에는 장애가 있는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피해 학생들이 아들의 물건을 빼앗는 등 괴롭히는 행동을 한다고 판단했고, 이들이 집을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것에도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의 행동이 아동을 상대로 한 신체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피해 정도, A씨의 전과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벌금 300만원의 형을 선고하면서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벌금형의 집행유예는 유예기간 동안 별다른 취소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벌금형의 집행을 하지 않는 제도다.

이번 사건은 장애 자녀를 보호하려는 부모의 대응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다시 드러냈다. 자녀가 실제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면 직접적인 폭력으로 대응하는 순간 별도의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피해 학생들이 A씨의 경고에도 여러 차례 집을 다시 찾아온 경위와 A씨 아들의 물건을 빼앗는 등 실제 괴롭힘이 어느 정도 있었는지는 공개된 판결 내용만으로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장애 아동을 둘러싼 또래 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보호자가 폭력이 아닌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는 대응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함께 남는 문제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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