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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두산 130년·신한은행 129년…한국 장수기업의 100년 역사

주민지 기자 | 입력 26-11-01 19:51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중심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이어온 기업들이 있다. 1896년 출발한 두산을 비롯해 신한은행과 동화약품, 우리은행, 몽고식품 등은 일제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 산업화, 외환위기 등 굵직한 경제적 변화를 거치며 사업을 이어왔다.

1일 국내 주요 장수기업의 창업 연혁을 살펴보면 두산은 1896년을 출발점으로 올해 130주년을 맞았다. 신한은행이 계승한 조흥은행과 동화약품은 1897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은 1899년에 설립됐다.

이들 기업은 오늘날 서로 다른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한국 근현대 경제사의 주요 시기를 함께 거쳤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산의 역사는 1896년 서울 종로에서 문을 연 박승직상점에서 시작된다. 박승직이 설립한 이 상점은 이후 사업을 확대하며 두산그룹의 모태가 됐다.

초기 상업 활동에서 출발한 두산은 소비재와 제조업을 거쳐 산업설비와 에너지, 건설기계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현재 두산그룹은 발전설비와 에너지 기술, 건설기계, 전자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130년에 걸친 사업 변화는 국내 기업이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주력 사업을 전환해 온 사례로 꼽힌다.

금융 분야에서도 100년이 넘는 역사를 계승한 은행들이 있다.

신한은행은 1897년 설립된 한성은행을 모태로 하는 조흥은행의 역사를 계승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한국 근대 은행업의 형성과 발전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했으며, 2006년 신한은행과 통합됐다.

다만 현재의 신한은행 법인은 1982년 설립된 신한은행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1897년은 현 신한은행 자체의 설립 연도가 아니라 통합된 조흥은행의 역사적 출발점으로 구분해야 한다.

우리은행 역시 1899년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의 역사를 계승한다. 대한천일은행은 대한제국 시기 설립된 근대적 금융기관으로, 이후 여러 차례 명칭과 조직의 변화를 거쳤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금융 역사를 바탕으로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등 국내 은행산업의 주요 분야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동화약품이 대표적인 장수기업으로 꼽힌다.

동화약품은 1897년 설립돼 국내 제약산업의 초기 역사를 형성한 기업 가운데 하나다. 대표 제품인 활명수는 오랜 기간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의약품으로, 국내 제약 브랜드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동화약품은 활명수 외에도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제약기업으로서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식품산업에서는 몽고식품이 1905년을 창업 연도로 내세우고 있다. 몽고간장으로 알려진 이 기업은 장류 제조를 중심으로 오랜 기간 사업을 이어왔다.

간장은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중요한 조미료 가운데 하나다. 몽고식품은 전통적인 장류 제조업이 산업화 이후에도 브랜드와 제품을 유지하며 사업을 지속해 온 사례다.

유통업계에서는 광장시장이 오랜 역사를 가진 상업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광장시장의 출발점은 1905년 설립된 광장주식회사와 연결된다. 이후 시장이 형성되고 발전하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광장시장은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다수의 상인이 영업하는 전통시장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기업의 창업 연혁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출판 분야에서는 1912년 설립된 보진재가 장수기업으로 꼽힌다.

보진재는 인쇄와 출판을 중심으로 한국의 근현대 인쇄문화 발전 과정에 참여해 왔다. 인쇄기술과 출판 환경이 변화하는 동안 관련 사업을 이어온 기업이다.

섬유산업에서는 1919년 설립된 경방이 대표적이다.

경방은 일제강점기 민족자본을 기반으로 설립된 방직회사로, 한국 근대 제조업의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시 섬유산업은 국내 제조업 발전의 주요 기반 가운데 하나였다. 경방은 방직업을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이후 사업 환경 변화에 맞춰 사업 영역을 조정해 왔다.

주류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1924년 설립된 진천양조상회를 진로 브랜드의 역사적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진로는 국내 소주시장에서 오랫동안 알려진 브랜드다. 이후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통합을 거쳐 현재의 하이트진로가 형성됐다.

이처럼 한국의 장수기업들은 창업 이후 동일한 제품만을 생산해 온 것이 아니라 시장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사업을 확대하거나 전환해 왔다.

두산은 상업에서 산업설비와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고, 금융기관들은 합병과 조직 개편을 통해 현재의 은행 체제를 갖췄다.

제약과 식품, 출판, 섬유기업들도 제품 개발과 생산방식 변화, 유통망 확대 등을 통해 사업을 이어왔다.

그러나 창업 연도가 오래됐다는 사실만으로 현재 기업의 경쟁력을 판단할 수는 없다.

기업의 존속 기간과 현재의 매출액, 수익성, 기술 경쟁력은 서로 다른 지표다. 특히 합병과 분할, 법인 변경을 거친 기업은 브랜드의 역사와 현 법인의 설립 연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장수기업의 역사를 살펴보는 일은 국내 산업이 어떤 분야에서 출발해 성장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창업 초기의 사업과 현재의 주력 산업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비교하면 기업이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해 온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경제는 제조업과 금융업, 유통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구조를 형성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사업을 지속했지만, 다른 기업들은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합병됐다.

장수기업이 앞으로도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존 브랜드의 신뢰와 함께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과 경영체계를 갖춰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과 자동화, 친환경 에너지, 디지털 금융 등 새로운 산업 변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들도 사업구조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창업 100년을 넘어선 기업들의 역사가 한국 산업 발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 분야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향후 경영의 핵심 쟁점으로 남는다.

주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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