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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36번째 한국문화원 개원…K팝·한복·국악으로 동남아 한류 확산

이지원 기자 | 입력 26-10-31 18:56



문화체육관광부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한국문화원을 새로 열고 동남아시아 지역의 문화교류 기반을 확대했다.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K팝과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전통예술과 공연, 전시, 문화산업 교류로 연결하기 위한 해외 문화거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0월 30일 오후 3시 30분 현지 시각으로 쿠알라룸푸르에서 주말레이시아 한국문화원 개원식을 개최하도록 일정을 마련했다. 이번에 문을 연 한국문화원은 전 세계 36번째이자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다섯 번째 재외한국문화원이다.

개원식에는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과 치우 춘 만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 차관, 시드 모하맛 하스린 외교부 차관보 등 양국 주요 인사 70여 명이 참석하는 일정으로 준비됐다.

한국문화원은 쿠알라룸푸르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맞은편에 자리 잡았다. 주소는 캄풍바루 잘란암팡 142-A이며, 연면적 1,199㎡ 규모의 지상 2개 층으로 조성됐다.

1층에는 100석 규모의 공연장과 전시실, 영화상영관을 배치했다. 2층에는 한국 관련 도서를 접할 수 있는 도서관과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사랑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강의실 등을 마련했다.

특히 1층 로비 공연장에는 대형 LED 패널을 설치해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상영할 수 있도록 했다. 객석 양옆에는 서가를 배치해 공연이 없는 시간에도 방문객들이 독서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문화원은 공연이나 전시가 열리는 특정 기간에만 운영되는 시설이 아니라 현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개원 기념행사는 "문화를 통한 연결(Connection through Culture)"을 주제로 한국과 말레이시아 예술인들의 협연 무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한국에서는 국립부산국악원이 참여해 생소병주와 학춤, 판소리 "흥보가" 가운데 박 타는 대목을 선보이도록 했다. 한국 궁중음악과 전통무용, 판소리를 통해 한국 전통예술의 다양한 형식을 소개하는 공연이다.

말레이시아 국립극장 이스타나 부다야는 전통무용 "자핀 부디"와 사라왁 지역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푸테리 산투봉"을 공연 프로그램에 포함했다.

양국 예술인들이 각각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같은 행사에서 무대를 공유하도록 구성한 것이다.

현대 대중문화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K팝 안무가 리아킴이 참여했다.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대표인 리아킴은 말레이시아 청소년 댄스팀 제포 영스터스와 함께 춤 공연을 준비했다.

이번 협연은 한국의 K댄스 콘텐츠와 현지 청소년들의 참여를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한국문화원이 현지 관객에게 공연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양국 예술인이 직접 교류하는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전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사비나미술관과 협업한 "예술 입은 한복(Hanbok, Reborn as Art)" 특별전에서는 전통 한복의 색채와 문양, 선과 재료의 특성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소개한다.

한복을 단순한 전통 의복이 아니라 현대미술과 디자인의 소재로 조명하는 전시다. 이를 통해 한국 복식문화의 예술성과 다양성을 현지 관람객들에게 전달하도록 구성했다.

문화원 사랑방에서는 국가유산청의 전승공예품과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MU:DS)"도 소개한다.

도자기와 전통 소품, 현대적인 디자인을 접목한 문화상품을 통해 한국의 전통유산이 오늘날 생활문화와 상품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의 주요 경제·교통 거점으로, 다양한 민족과 종교, 문화가 공존하는 국가다. 이슬람권과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지리적·문화적 특성도 갖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말레이시아를 한국문화 확산과 국제 문화교류를 위한 주요 협력국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류는 K팝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형성된 관심이 한국 음식과 화장품, 패션, 관광 등 다양한 소비 분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한국문화원은 공연과 전시뿐 아니라 한국어와 전통문화 교육, 현지 기관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거점 역할을 맡는다.

김영수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전 세계에서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를 중심으로 형성된 한류가 음식과 미용, 패션 등 상품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말레이시아는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가라며 한국문화원이 현지 유관기관과 협력해 K컬처 산업 전반의 교류를 확대하는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문화원 조성 사업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추진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장과 전시시설, 교육공간을 함께 마련해 한국 전통문화와 현대 대중문화를 종합적으로 소개할 수 있도록 했다.

주말레이시아 한국문화원은 앞으로 현지 예술기관과 교육기관, 문화산업 관계자들과 협력할 수 있는 상설 기반을 갖추게 됐다.

특히 K팝과 K댄스에 대한 관심을 한국 전통예술과 문화유산, 생활문화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공연 중심 한류 행사와 차이가 있다.

다만 문화원 개원이 곧바로 문화산업의 수출 확대나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성과는 현지 기관과의 공동사업, 문화교육 참여, 정기적인 공연과 전시 운영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문화원이 쿠알라룸푸르의 대표적인 관광·상업지역에 자리 잡은 만큼 현지 시민과 관광객의 접근성은 확보됐다. 앞으로는 이러한 입지와 시설을 활용해 얼마나 지속적인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말레이시아 예술인과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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