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이른바 "코로나19 신약 청탁 의혹"을 둘러싼 고발 사건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됐다. 검찰이 2024년 같은 의혹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전력이 있어 경찰은 고발 내용을 토대로 재수사가 가능한지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김 후보자를 상대로 접수된 고발 사건을 영등포경찰서에 배당했다. 영등포서는 고발장 내용을 검토한 뒤 고발인 조사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은 국회의원이던 2021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던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과 관련돼 있다.
김 후보자가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씨로부터 제넨셀 관련 민원을 전달받은 뒤 김강립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연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연락이 통상적인 민원 전달이었는지, 임상시험 승인에 영향을 주기 위한 청탁이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와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 등은 최근 김 후보자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직권남용,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이 먼저 살펴볼 부분은 과거 검찰 처분과 새로 접수된 고발 내용을 다시 수사할 수 있는지 여부다.
김 후보자의 신약 관련 의혹은 검찰 수사를 거쳐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여러 사정을 고려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이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관할 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한 뒤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수사 가능성을 포함한 법리 문제는 서울경찰청과 사건을 맡은 경찰서가 함께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사건을 영등포서에 배당하면서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국회 인사청문 절차와 별개로 경찰의 검토 대상에도 오르게 됐다.
김 후보자는 전날 출근길에서 관련 의혹을 직접 반박했다.
그는 코로나19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한 민원을 전달한 데 대해서는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임상시험 심사 역시 공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는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과의 연락에 대해서도 "딱 한 번 전화했다"며 이후에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양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법조인들이 찾는 카페에서 손님으로 처음 알게 됐으며 "존중하는 친한 후배"라고 밝혔다.
반면 한동훈 의원은 김 후보자와 양씨 사이의 과거 통화 녹취 등을 공개하며 단순한 민원 전달을 넘어 식약처 심사 과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공개된 녹취가 앞뒤 맥락을 제외한 채 제시됐다고 반박했다. 식약처에 임상시험 승인을 요구하거나 심사기준을 낮춰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으며, 민원의 신속하고 공정한 처리를 당부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한 의원이 공개한 수사자료의 입수 경위도 따져봐야 한다며 한 의원과 관련 검사들을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등포경찰서는 우선 고발장과 기존 사건 처리 내용 등을 토대로 법리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고발인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김 후보자에 대한 직접 조사 여부와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