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 취업 청탁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각종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수사에 착수한 지 약 1년 만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7일 김 의원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확보한 자료와 관련자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김 의원의 혐의가 객관적 증거를 통해 소명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도 영장 신청을 결정하는 데 고려됐다.
김 의원을 둘러싸고 경찰이 수사한 의혹은 모두 13가지다.
주요 수사 대상에는 김 의원 차남의 취업과 대학 편입 과정에서 특혜가 제공됐다는 의혹이 포함됐다. 김 의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차남의 취업 등에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가 쟁점이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경찰은 관련 자금의 성격과 전달 과정, 김 의원이 실제로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해왔다.
김 의원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이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포함됐다.
대한항공을 상대로 특혜를 제공받았다는 의혹과 김 의원실에서 근무하다 쿠팡으로 이직한 전직 보좌관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도록 요구했다는 의혹 등도 경찰이 들여다봤다.
경찰은 지난해 9월부터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관계자들을 조사한 데 이어 김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여러 차례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김 의원에 대한 조사는 지난 4월까지 모두 7차례 이뤄졌다.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사건 처리 속도를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김 의원 사건을 심의한 뒤 “1개월 이내 신속 처리”를 권고했다.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 방침을 정하면서 1년 가까이 이어진 수사는 김 의원의 신병 확보 여부를 가리는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다만 경찰이 제기한 혐의는 향후 검찰과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한다. 김 의원에게 제기된 각각의 의혹 역시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내려진 사안은 아니다.
경찰의 영장 신청 이후에는 검찰이 기록과 증거를 검토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결정한다.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점도 변수다. 국회 회기 중 현행범이 아닌 국회의원을 체포하거나 구금하려면 헌법에 따라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검찰의 영장 청구와 법원의 절차가 진행될 경우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로 이어질 수 있다.
13개 의혹을 한꺼번에 수사해온 경찰이 결국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사건의 초점은 검찰의 영장 청구 여부로 옮겨졌다. 경찰이 제시한 혐의와 증거인멸 우려가 검찰과 법원에서도 인정될지가 김 의원 수사의 다음 쟁점이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