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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인터넷은행으로 몰렸다…'사장님 대출' 1년 새 2조8천억 증가

주민지 기자 | 입력 26-09-04 10:18



고금리와 내수 부진 속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대출 수요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개인사업자들이 비대면 대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터넷은행을 찾으면서 관련 대출 잔액이 1년 만에 약 2조8000억원 늘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최근 1년 동안 약 2조8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인터넷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확대하면서 자영업자 대출 시장의 무게중심도 달라지고 있다.

특히 담보가 충분하지 않거나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기 어려운 소규모 사업자들이 인터넷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출 신청부터 심사, 실행까지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자영업자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의 매출과 사업 기간, 신용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를 산정하고 있다. 기존 은행권의 담보 중심 심사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사업자까지 고객층을 넓히는 방식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는 인터넷은행에도 중요한 사업 영역이 됐다. 가계 신용대출에 집중됐던 초기 영업구조에서 벗어나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었다. 은행 영업시간에 맞춰 지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필요한 서류를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어 급하게 운영자금이 필요한 사업자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대출 증가가 단순한 금융회사 간 고객 이동인지, 자금 사정 악화에 따른 추가 차입인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대출 가운데 여러 금융기관에서 동시에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와 저소득·저신용 차주의 상환 능력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관리해왔다. 경기 회복이 늦어질수록 매출이 충분히 늘지 않은 상태에서 원리금 부담이 누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의 자금 조달을 위해 중금리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한 것도 자영업자 금융시장과 맞물린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제2금융권의 민간 중금리대출 순증액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했다. 전체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관리하면서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차주의 대출 통로까지 막히는 상황은 피하겠다는 취지다.

은행권에서는 개인사업자 금융을 둘러싼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비대면 편의성과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하자 기존 은행들도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과 비대면 상품을 늘리고 있다.

대출 확대가 자영업자의 자금난을 완화하는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사업소득이 회복되지 않은 차주가 기존 대출을 갚기 위해 추가 대출을 받는다면 부채 규모만 커질 수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개인사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어날수록 연체율과 부실채권 관리가 중요해진다.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는 자영업자 금융시장이 영업점 중심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1년 사이 늘어난 2조8000억원이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인지, 기존 빚을 감당하기 위한 생계·운영자금인지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영업자의 실제 상환 능력이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지가 남은 문제다.

주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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