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명칭을 가칭 "국민참정권위원회"로 변경하고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독립감사위원회를 두는 내용의 개헌 방향을 제시했다.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의 독립성은 유지하되 인사와 감사 체계를 손질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국민참정권 수호 선관위 개혁 태스크포스는 9일 국회에서 활동 결과 보고 및 개헌과제 전달식을 열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선관위 개혁안을 당 개헌추진단에 전달했다.
이번 방안은 당 차원의 최종 개헌안이 아니라 TF가 마련해 개헌추진단에 제안한 단계다. 실제 개헌안에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는 향후 당내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
송기헌 TF 단장은 "선관위의 기능과 명칭, 구성 방식, 감사 체계 등 헌법적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한 과제를 논의해 TF 차원의 개헌 방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중앙선관위의 명칭과 조직 구조를 함께 바꾸는 방안이다.
TF는 중앙선관위를 새로운 형태의 독립적인 선거관리기구로 전환하면서 기관 명칭을 가칭 "국민참정권위원회"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선거 사무 관리에 머무르지 않고 국민의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기관이라는 역할을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선관위 내부를 감시하는 별도의 독립감사위원회를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감사위원회에는 외부 인사가 참여하도록 해 선관위가 자체적으로 감사를 실시하는 현행 구조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선관위원 선임 절차도 개편 대상으로 올렸다. TF는 후보 추천과 선정 절차를 거친 뒤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현행 헌법은 중앙선관위원 9명 가운데 3명을 대통령이 임명하고 3명은 국회에서 선출하며 나머지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원장은 위원 가운데 호선한다.
TF안대로 개헌이 이뤄지면 현행 대통령·국회·대법원장의 3명씩 분산 선임 구조도 바뀌게 된다. 다만 후보 추천 기구의 구성이나 구체적인 선정 절차 등은 추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감사원의 감사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선관위와 소속 공무원을 감사원의 감사 대상에 포함해 외부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선관위의 독립성을 보장하면서 감사원의 감사를 받도록 하는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지는 향후 개헌 논의 과정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선거관리기관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핵심인 만큼 외부 감사의 범위와 방식도 함께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송 단장은 "선관위의 독립성은 반드시 보장돼야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높은 수준의 책임성과 투명성이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가 국민의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기관으로 역할과 책임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선관위 개혁을 개헌 의제로 끌어올린 배경에는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있다. 당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선거 관리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민주당 개헌추진단장인 김태년 의원은 선관위 개혁안을 이번 개헌 논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과제로 꼽았다. 정략적 계산에서 벗어나 개헌을 추진한다면 국민의힘과도 충분히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선관위의 명칭과 위원 선임 구조, 감사 체계를 실제로 바꾸려면 헌법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헌법 개정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은 뒤 국민투표에서 확정돼야 한다. 민주당 개헌추진단은 이날 전달받은 TF안을 토대로 당의 개헌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최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