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교회 강연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천주교와 언론계, 그리고 2016년 촛불시위를 "빨갱이"로 규정한 발언이 공개돼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서울 소재 한 교회에서 진행된 "주사파" 관련 강연에서 김 후보는 한 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빨갱이"라는 표현을 57차례나 반복해 사용했다.
강연 녹취록에 따르면 김 후보는 "천주교에 빨갱이가 많으며, 정의구현사제단부터 시작해 너무 많은 빨갱이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에 대해서도 "빨갱이들이 장악했다"고 단언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2016년 촛불시위는 "확실한 빨갱이 혁명"이라고 규정했다.
정치인들을 향한 발언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문재인, 노무현, 이해찬, 이인영, 심상정이 모두 빨갱이"라고 지목했고, 손학규 전 의원에 대해서는 "빨갱이질하다가 일시적으로 변화했지만 최근 다시 빨갱이 짓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김 후보의 모순된 발언이다. 강연 중 "대학에 입학하면 선배들의 빨갱이 사상 주입으로 빨갱이가 된다"고 말한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부산상고 출신으로 대학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빨갱이가 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을 빨갱이로 규정한 자신의 주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이 강연은 김 후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공직선거법 처리에 반발해 국회 항의 시위에 참여했다가 퇴거 불응으로 벌금형을 받은 다음날 이루어졌다.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된 시기에 이루어진 발언이라는 점에서 의도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후보 캠프는 "오래 전 이루어진 발언으로, 전후 맥락을 고려해 판단해 달라"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민주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는 극단적 이념 공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김 후보의 발언을 "헌법이 보장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망언"이라고 규탄하고 있으며, 종교계에서도 "종교를 정치적으로 매도하는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논란이 앞으로 선거 정국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