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이 "검찰의 장례를 치르는 장의사 역할을 잘 감당해 보겠다"는 파격적인 취임 소회를 밝히며 검찰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검찰 내부에서 변화와 혁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임 지검장은 7월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금요일 동부지검에 첫 출근했다"며 취임 소감을 전했다. 그는 2018년 2월 서지현 검사의 '미투'로 발족한 진상조사단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그때라도 제대로 고쳤다면 수사구조 개혁의 해일이 이처럼 거세게 밀려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검찰이 과거 스스로 개혁의 기회를 놓쳤다는 점을 비판하며, 현재의 강력한 개혁 요구가 불가피한 결과임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임 지검장은 "검찰을 고치는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능력이 부족해 검찰의 장례를 치르는 장의사가 되겠구나 생각한 지 오래"라고 표현하며, 검찰 조직의 근본적인 변화와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서 "한 시대를 잘 마무리 지어야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니, 장의사 역시 너무도 막중한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검찰 개혁의 중요성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피력했다.
임 지검장은 또한 과거 동부지검 검찰 수사관들이 검찰 수뇌부 결정에 반기를 드는 집단소송을 결의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인사 불이익 등 대검 탄압이 워낙 심해 결국 진압당했지만, 결기의 DNA가 있어 여기라면 해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동부지검이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곳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번 임은정 신임 지검장의 취임 소회는 검찰 조직 내부에 던지는 강렬한 메시지이자, 향후 검찰 개혁의 방향성과 속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이러한 내부의 비판과 외부의 개혁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