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순직 사건 초동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로 기소된 뒤 결국 무죄를 선고받고 복귀한 박정훈 해병대 대령이 오늘(16일) '순직 해병' 특별검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 대령은 특검 사무실 앞에서 "격노가 설이 아니라 사실로 증명됐으니, 모든 것이 제대로 밝혀질 것"이라며 진실 규명에 대한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박정훈 대령은 특검 사무실에 도착하여 취재진에게 "결국은 사필귀정이라 생각한다"고 짧게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서 "오는 19일이 채 상병의 두 번째 기일인데 아직까지 그 죽음이 왜 일어났는지, 누가 책임이 있는지 규명이 안 되고 있어 답답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 대령은 "특검이 사실을 밝히고 있으니 책임 있는 자들이 상응하는 책임을 받을 거라 확신한다"고 덧붙이며 특검 수사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정훈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으로서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초동 수사를 진행했던 인물로,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수사 외압 정황을 폭로했던 당사자다. 그의 진술은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증거 중 하나로 평가받아 왔다.

'순직 해병' 특검은 최근 대통령실의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VIP 격노'가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잇따라 확보하며 수사에 탄력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안보실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으로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실제로 화를 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오늘 박정훈 대령을 상대로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당시 자신이 경험했던 외압 정황과 관련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령의 증언은 특검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의 외압 혐의를 입증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