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충남 서해안 지역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서해안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한국도로공사는 17일 오전,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해미나들목(IC)에서 서산나들목(IC)에 이르는 구간의 차량 운행을 전면 차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고속도로 인근 지역의 침수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라 주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긴급 조치다.
통제 원인은 간밤에 충남 서산, 당진 등 서해안 일대에 집중된 "극한 호우" 때문이다. 특히 서산 지역에는 하룻밤 사이에 300mm가 넘는 그야말로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시내 도로와 농경지는 물론, 고속도로 배수 시스템의 처리 용량을 넘어서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본선까지 빗물이 유입되고 주변 지반이 약화되는 등 2차 사고의 위험이 매우 크다고 판단하여 해당 구간의 차량 진입을 막아선 것이다.
갑작스러운 고속도로 통제 소식에 서울 방향으로 향하던 운전자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도로공사는 해당 구간을 지나는 운전자들에게 국도 등 우회 도로를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지만, 인근 국도 역시 불어난 물과 교통량 증가로 인해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공사는 로드플러스(RoadPlus) 홈페이지와 고속도로 교통정보 앱, 교통방송 등을 통해 실시간 교통 상황과 우회로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이번 폭우로 서산 지역은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시내 주요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 운행이 불가능한 곳이 속출하고 있으며, 하천이 범람해 저지대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러한 지역적 재난 상황이 결국 국가 대동맥인 고속도로의 통행 중단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서산 지역의 폭우 피해가 매우 심각하여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해당 구간을 통제하게 되었다"며 "긴급 복구 작업을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교통을 재개할 방침이지만, 추가적인 비 예보가 있어 통제 해제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운전자들은 출발 전 반드시 최신 교통 정보를 확인하고, 당분간 해당 구간을 지나는 운행 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