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사이 중부지방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학생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리면서 전국 400여 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교육부는 17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전국 403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임시 휴업에 들어갔으며, 79개교는 등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충남과 경기 남부 등 집중호우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30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충남 서해안 지역의 피해가 컸다. 충남교육청은 이날 새벽 서산, 당진, 아산, 예산, 홍성 등 5개 시군의 모든 학교에 대해 전면 휴업을 결정했다. 이들 지역은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하천이 범람하는 등 학생들이 등교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충남 당진정보고등학교는 운동장과 건물 일부가 성인 허리 높이까지 물에 잠기는 등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었고, 당진 탑동초등학교 역시 운동장이 흙탕물에 잠겨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처럼 학교 시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거나, 학교 주변 도로가 통제되면서 사실상 고립된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학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휴업이나 수업 방식 변경은 각 학교장이 지역별 강수량과 실제 피해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등 다른 수도권 지역에서도 일부 학교들이 등교 시간을 늦추거나 단축 수업을 하는 등 비상 학사 운영에 돌입했다.
교육부는 호우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원칙 아래 신속하게 조처하고 있다"며 "향후 기상 상황과 피해 복구 현황을 지켜보며 추가적인 학사일정 조정을 검토할 것이며, 피해 시설에 대한 신속한 복구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이날 오후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함에 따라, 휴업이나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학교의 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