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던 최호 전 경기도의원이 28일 오전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그의 64번째 생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진실규명을 압박하던 수사 대상자의 비극"이라는 목소리와 함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평택시의 한 아파트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주변인들을 상대로 조사하는 한편,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 전 의원의 사망 소식은 정치권에 큰 충격을 던졌다. 그는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평택시장 후보로 단수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의 핵심 참고인이었다. 당시 경쟁 후보였던 공재광 전 평택시장에 비해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친윤계 인사라는 이유로 공천을 받았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이로 인해 그는 지난 4월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에 소환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최 전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측과 교감이 있었는지, 김건희 여사가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의원은 당시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정무특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 등을 지내며 대표적인 친윤 인사로 분류됐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검찰의 '공천 개입 의혹' 수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참고인의 부재로 당시 공천 과정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데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빚은 비극"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경우, 수사의 동력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평택 출신인 최 전 의원은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20여 년간 보좌하며 정계에 입문했으며, 제9대 경기도의원을 지냈다. 장례업체를 운영하며 지역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해왔으나, 공천 의혹에 연루된 이후 심적인 부담이 컸던 것으로 주변인들은 전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망 원인을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며 "고인의 명예를 고려해 섣부른 추측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의 비극적인 죽음이 향후 '공천 개입 의혹' 정국의 중대한 변수로 떠오르면서, 정치권과 사법당국 모두 무거운 침묵 속에서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