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가 서부지방법원 폭동을 교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가 주장해 온 '국민 저항권'이 폭동의 주요 동기로 작용한 정황이 포착되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전 목사가 반복적으로 '국민 저항권'을 언급한 것이 폭동 가담자들의 범행 동기로 작용했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당시, 폭도들은 "국민 저항권이야. 밀어. 밀어. 야 판사 나와. 부숴. 부숴. 부숴. 부숴" 또는 "'국민 저항권'이다. 내가 저항이다"라고 외쳤다. 이러한 발언은 폭동 직전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빈번하게 등장하며 폭동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활용되었다. 이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부정하는 극우 세력의 상징적인 구호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전광훈 목사가 이러한 주장을 유포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지난해 12월 31일 "어디라고 체포영장을 때리고 난리야. 어? 헌법 위에 권위는 국민 저항권이란 말이야"라고 발언하며 '국민 저항권'을 강조했다. 폭동 전날인 1월 18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는 "국민 저항권이 완성되었으므로, 국민저항위원회를 통하여 대한민국을 통치해 나갈 테니까"라고 선언하며 '저항권 완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서 그는 서부지방법원으로 이동을 촉구하며 "서부지방법원 주소를 한번 띄워 주세요. 우리는 그쪽으로 빨리 이동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법원 앞에서는 "대통령을 서울구치소에서 모셔 나와야 되는 것입니다. 준비됐어요? <네.> 확실해요? <네.>"라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경찰은 전 목사의 '국민 저항권' 선포 발언이 법원 폭동의 핵심 동기가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 목사가 최측근들과 사전에 공모하여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국민 저항권'에 따른 무력 행사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또한, 전 목사가 '국민 저항권'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 발부에 반대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법원 침입 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실제로 구속 수감된 폭도들 중 상당수는 "전 목사를 통해 저항권을 알게 됐다", "국민 저항권으로 법원에 들어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나 전 목사의 주장이 이들의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한편, 전 목사 측은 "자신이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폭동이 발생했다"며 배후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어제 압수수색 당시 발견하여 개봉하지 못했던 사랑제일교회 측 금고에 대해 오늘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나, 금고는 텅 비어있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경찰은 전 목사의 폭동 교사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증거 확보 및 관련자 조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