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벌어진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의 소란 행위에 대해 당권 주자인 조경태, 안철수 후보가 "즉각 출당시켜야 한다"며 한목소리로 최고 수준의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당대회 경선이 가열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노골적인 충돌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조경태 후보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전날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벌어진 일을 "명백한 선거방해 행위"로 규정했다. 조 후보는 "윤석열 옹호론자들이 합동연설회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며 "합동연설회 훼방꾼 전한길을 출당하라"고 밝혔다. 그는 전 씨가 혁신을 주장하는 후보들을 향해 "배신자"라고 선동하며 연설을 방해했다며, "지난 시절 민주당 전당대회에 침입한 정치깡패 용팔이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엄중한 조치를 촉구했다.
안철수 후보 역시 SNS에 글을 올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며 전 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번 사태를 특정 당권 주자들과 연관 지으며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전한길 등 극단세력이 수렴청정을 하며 '당권 농단'을 자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이재명 민주당이 바라는 탄핵옹호 정당, 내란 정당의 길"이자 "'국민의힘 해산의 길'"이라고 규정하고, 당무감사를 통해 전 씨를 즉각 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씨는 지난 8일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이른바 "찬탄파" 후보들을 향해 "배신자"라는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하며 장내 소란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당원들 간 물리적 마찰까지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긴급 회의를 열어 전 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 해당 안건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신속히 진화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당권 주자들이 직접 나서 최고 수위 징계를 요구하면서 전 씨의 돌출 행동은 전당대회 국면에서 계파 갈등을 폭발시키는 뇌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