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규명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설업체인 서희건설을 정조준했다. 특검팀은 오늘 오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희건설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 자료와 내부 문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하는 강제수사에 전격 착수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김 여사가 과거 착용했던 수천만 원대 고가 목걸이의 출처와 관련하여, 서희건설 측이 자사 회장 사위의 고위직 인사를 대가로 목걸이를 제공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한 데 따른 것이다.
특검팀의 수사망이 서희건설로 향한 것은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스페인 순방 당시 착용해 화제가 된 명품 브랜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때문이다. 특검은 앞선 조사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2년 3월, 서희건설의 한 고위급 인사가 서울 잠실의 유명 백화점에서 해당 목걸이와 동일한 모델을 구매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팀은 이 목걸이가 이후 김 여사에게 전달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자금의 출처와 전달 경로를 면밀히 추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검팀은 목걸이 제공과 인사 청탁 사이의 대가성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 여사가 목걸이를 착용한 시점 직전인 2022년 6월 초,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사위인 박성근 전 검사가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바 있다. 특검은 서희건설 측이 그룹 총수 사위의 영전을 위해 일종의 "보험" 또는 "대가" 차원에서 사전에 목걸이를 구입하여 김 여사 측에 전달한 것은 아닌지 강력히 의심하고 있다. 즉, 사위의 고위직 임명이라는 부정한 청탁의 일환으로 명품 목걸이가 뇌물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이다.
이날 서희건설 본사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수사는 새로운 분수령을 맞게 됐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목걸이 구매 자금의 정확한 출처와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관여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한 뒤, 이봉관 회장을 비롯한 서희건설 핵심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향후 수사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이 실제 있었다는 혐의가 입증될 경우, 박성근 전 비서실장과 이봉관 회장 등에게 제3자 뇌물제공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