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 전시회 수익금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사기 등 혐의로 입건됐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8일 사기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진정이 제기된 문 씨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불송치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때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종결하는 처분이다.
이번 사건은 문 씨가 지난 2022년 12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자신의 갤러리에서 연 자선 바자회에서 비롯됐다. 당시 문 씨는 작가 36명으로부터 기증받은 작품을 경매 방식으로 판매하며, 판매액 전액을 비영리재단에 기부해 자립준비청년들의 미술 교육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약속된 기부가 이행되지 않자 지난해 10월, 모금액이 재단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진정서가 경찰에 접수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문 씨의 금융거래내역을 확보해 조사한 결과, 작품 판매 수익금이 자선 전시회 모금용으로 개설된 특정 계좌에 그대로 보관되어 있으며, 개인적인 용도로 출금된 기록이 전혀 없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예상보다 모금된 액수가 너무 적어 기부를 실행하지 못했고, 이후 바쁘게 지내다 보니 해당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문 씨가 실제로 기부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은 확인됐으나, 처음부터 기부 목적으로 행사를 개최했고 모금액을 사적으로 유용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작가들을 속이려는 기망의 의도나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불송치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