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2일 추미애 위원장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간의 거친 설전과 의원 퇴장 조치 사태로 얼룩지며 파행을 겪었다. 특히 추 위원장의 "윤석열 오빠에게 도움이 되나"라는 발언을 두고 나 의원이 "저급한 성별 희화화"라며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감정 섞인 대립이 극으로 치달으며 협치의 공간은 사라지고 극한 대결의 모습만 연출됐다.
이날 충돌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치 공작, 가짜 뉴스 공장 민주당'이라는 팻말을 노트북에 붙이고 회의에 참석하면서 시작됐다. 추 위원장은 팻말 철거를 요구했으나 야당 의원들이 응하지 않자, 나경원·송석준·조배숙 의원에 대한 퇴장 조치를 명했다.
이에 나 의원 등이 위원장석으로 나와 강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추 위원장은 "왜 회의 진행을 방해하나. 검찰 개혁하면 큰일 나나"라고 말한 뒤, 나 의원을 향해 "이렇게 하는 게 윤석열 오빠에게 무슨 도움이 되나"라고 비꼬았다.
회의가 끝난 뒤 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선 넘은 저급한 성별 희화화, 치욕적 명예훼손 망언"이라며 추 위원장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발언권을 무시하고 퇴장 명령을 내린 것은 국회 역사상 유례없는 폭거"라며 "국회 경위 13명까지 동원해 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이게 의회인가, 법의 탈을 쓴 폭력 집단인가"라고 맹비난했다.
결국 법사위는 약 2시간 동안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는 등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주요 법안 심사의 관문인 법사위가 이처럼 극한 대립으로 공전하면서, 향후 정국 경색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