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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빚투" 후폭풍, "하루 380억 증발"

강호식 기자 | 입력 25-12-04 10:15



최근 하반기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 속에 단기 시세차익을 목표로 한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급증했으나, 이어진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견디지 못하고 대규모 반대매매가 발생하며 증권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11월 한 달간 발생한 반대매매 규모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단기 과열된 투자 심리가 본격적인 청산 압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가 집계한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 11월은 올해 들어 반대매매가 가장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기였다. 일일 반대매매 금액이 300억 원을 넘어선 날이 11월에만 총 세 차례 기록되었으며, 이는 연중 '300억 원 이상' 기록이 오직 11월에만 집중되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구체적으로는 11월 7일에 380억 원으로 연중 최다 기록을 세웠으며, 25일에는 373억 원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큰 규모를 보였다. 또한, 18일에도 332억 원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청산 비율) 역시 11월 25일 3.8%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취약한 상태에서 작은 시장 충격에도 강제 청산이 발생하는 구조적 취약점을 명확히 드러낸다. 올해 반대매매 발생 상위 10일 중 7일이 11월에 몰렸다는 사실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레버리지 물량의 청산이 이미 추세적인 흐름으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처럼 대규모 반대매매가 집중되는 현상은 단기 차입 매수 포지션이 빠른 속도로 부실화되고 있다는 시장의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으로 매수한 주식의 가치가 담보 유지 기준 이하로 하락하거나, 외상으로 매수한 미수금 결제 대금을 정해진 기한 내에 납입하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투자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해당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여 채권을 회수하는 조치다. 일반적으로 납부 여력이 없는 경우 장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 손실이 극대화된다. 하반기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이 마진거래나 미수거래를 활용해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들의 위험관리 능력을 넘어선 구간에 진입했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에서 레버리지 자금 조달 비용 자체가 이미 상당 부분 증가한 상태였기 때문에, 소폭의 주가 하락에도 이자 부담과 결제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며 연쇄적인 반대매매 확산의 빌미를 제공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11월의 반대매매 급증을 "경기 회복 기대감, 레버리지 투자 확대, 그리고 고금리 압박이라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이 한꺼번에 뒤엉킨 현상"으로 진단한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반대매매 집중 현상이 변동성 장세의 후반부에 종종 나타나는 "고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의 피크"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지수 조정 압력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대매매가 특정 시기에 대량으로 발생할 경우, 개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거나 이후 낙폭 과대 인식으로 인한 반등 등 비규칙적인 수급 왜곡을 초래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시장의 안정화를 저해하는 "잡음"으로 작용하며, 수급 안정에 필요한 시간을 늘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과도하게 누적되었던 레버리지 물량이 정리되는 국면은 중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수급의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매매 비중이 3% 후반대를 기록했다는 것은 개인 레버리지 노출도가 매우 취약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하며, 시장이 크게 급락하지 않더라도 추가적인 청산 물량이 선제적으로 출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반대매매 급증을 "상승장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빚투를 자극했고, 그 후폭풍이 현실화된 것"으로 규정한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에게 "레버리지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널뛰기 장세에서는 손실 확대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지금은 단기 투기보다 위험 관리에 집중하고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이번 11월 반대매매 집중은 변동성 장세 후반부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호로, 시장 상승 추세의 체력이 약해졌음을 방증하는 지표로 인식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며, 레버리지 원칙을 재정립하여 종목 압축과 분할 매매 등 신중한 투자 전략을 취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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