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픈AI의 초대형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한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오랜 규제인 '금산분리'의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시사해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올트먼 대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메모리 반도체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의 협력의향서(LOI)를 각각 체결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두 회사에 D램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메모리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삼성과 SK 등 국내 기업이 반도체 공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금산분리 규제 완화 검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금산분리는 대기업 등 산업자본이 은행 등 금융사 지분을 일정 수준 이상 소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제로, 기업의 금융기관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장치다.
다만 이 대통령은 "독점의 폐해가 나타나지 않고, 다른 영역으로 규제 완화가 번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만 재검토할 수 있다"는 명확한 단서를 달았다.
김 실장은 "금산분리 완화는 논쟁적 사안인 만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각 나라의 전략산업에 있어서는 새로운 시대 환경에 맞춰 재검토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AI 시대의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해묵은 규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