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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가는 생명의 불씨…작년 장기이식 대기 중 3천 명 사망

최예원 기자 | 입력 25-10-10 11:35



새 생명을 애타게 기다리던 환자 3천여 명이 지난해 장기이식을 받지 못하고 끝내 세상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이식 대기자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오히려 감소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해 수많은 생명이 스러져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장기이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한 환자는 총 3,0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사망자 2,191명과 비교해 불과 4년 만에 41.3%나 급증한 수치다. 장기별로는 신장 이식을 기다리던 환자가 1,676명으로 가장 많았고, 간 1,117명, 심장 142명, 폐 88명, 췌장 72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비극의 배경에는 장기이식 대기자 수의 폭발적인 증가와 기증자 수의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전체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2020년 3만 5,852명에서 올해 6월 기준 4만 6,416명으로 30% 가까이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생명 나눔의 마지막 희망인 뇌사 기증자 수는 2020년 478명에서 지난해 397명으로 오히려 17%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장기이식 수술 건수 역시 같은 기간 5,883건에서 5,030건으로 감소하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기증자 감소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가족 동의율의 하락이 꼽힌다. 뇌사추정자 발생 시 유가족을 접촉해 기증 의사를 물었을 때 동의하는 비율이 2022년 31.8%에서 올해 8월에는 27.5%까지 떨어졌다. 이는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 신체 훼손에 대한 유교 문화적 거부감, 기증자 및 유가족에 대한 예우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대한민국의 인구 100만 명당 뇌사 기증자 수는 7.8명으로, 미국(28.4명), 스페인(26.2명) 등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남인순 의원은 "장기기증은 숭고한 생명나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관심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기증자에 대한 사회적 예우를 강화하고 대중매체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 캠페인을 통해 생명나눔 문화를 확산시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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