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베테랑 타자 최형우(42)가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로의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 구단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최형우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쳤으며, 양측이 3년 총액 30억 원 규모의 계약에 상당히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2016시즌을 끝으로 FA 계약을 통해 KIA 타이거즈로 이적했던 최형우는 9년 만에 다시 푸른 유니폼을 입고 대구로 '화려하게 귀환'할 전망이다.
최형우는 2002년 KBO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고 포수로 입단했으나, 2005시즌 후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경찰야구단 복무 기간 동안 퓨처스리그를 압도하는 활약을 펼치며 삼성에 재입단했고, 2008년부터 삼성의 세대교체 주역으로 우뚝 섰다. 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며 삼성 왕조의 핵심 타자로 활약했다. 특히 이적 직전 시즌인 2016년에는 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 OPS 1.115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한 뒤, 4년 총액 100억 원에 KIA 타이거즈로 이적하며 당시 역대 FA 최고액을 경신했다.
KIA 이적 후에도 최형우의 기량은 변함이 없었다. 그는 2017년과 2024년 KIA의 통합 우승에도 기여했으며, 4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쇠화 기미가 보이지 않는 뛰어난 생산성을 유지했다. 2025시즌에도 133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OPS 0.928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며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당초 최형우의 2025시즌 활약상을 고려할 때, 그가 팀 내 최고 타자로서 가장 필요한 팀인 KIA에 잔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KIA 구단은 최형우의 나이와 2025시즌 8위에 그친 팀 성적 등으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았고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한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FA 시장의 '시장가 폭등' 현상이 맞물리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 사이 삼성 라이온즈가 빠르게 움직이며 최형우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섰다. 삼성은 최형우가 보상선수가 없는 C등급 FA라는 점을 매력적인 요소로 판단했다. 비록 보상금이 15억 원에 달하지만, 확실한 실력의 대형 타자를 영입하면서 유망주를 내어줄 필요가 없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직접 최형우와 통화하며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는' 구단의 의지를 전달하며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과거 임창민 영입 당시에도 보였던 삼성의 적극적인 영입 기조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