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최종적으로 불출석을 결정했다. 백 대표는 현재 글로벌 B2B 소스 판매 사업을 위한 해외 출장 중으로, 국감 참석을 위해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백 대표의 불출석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과 여론의 후폭풍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9일 유통업계와 국회 행안위 소속 이해식 의원실 등에 따르면, 백 대표는 지난 27일 해외출장을 사유로 명시한 국정감사 불출석 이유서를 국회에 공식 제출했다. 앞서 국회 행안위는 여당 주도로 백 대표를 포함한 53명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한 바 있다. 백 대표의 증인 출석을 강력히 요청한 이해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더본코리아와 전국 각지의 지방자치단체 간에 체결된 각종 계약 관계와 관련 예산 집행의 타당성 및 적절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질의할 계획이었다.
더본코리아 측은 그동안 백 대표의 국감 참석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회로부터 구체적인 질의 내용이나 일정 등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결국 지난 27일 불출석을 공식화했다.
현재 백 대표는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추석 연휴 전후인 지난 9월 21일부터 최근 론칭한 "TBK소스" 사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대만, 태국, 중국, 미국 등을 순방 중이다. 이 일정은 수개월 전부터 조율된 것으로, 단순한 시장 조사가 아닌 구체적인 계약 논의를 위한 방문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백 대표는 태국 현지 유통업체 "지두방" 등과 만나 B2B 소스 공급 및 "글로벌 푸드 컨설팅"을 통한 한식 메뉴 론칭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대만에서는 최대 휴게소 운영사인 "신동양 그룹"과 협력해 B2B 소스 납품과 가정간편식(RMR) 상품 설명회를 진행한 사실이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백 대표의 불출석이 "부득이한 결정"임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제안이 온 동남아, 중국, 미국 등지의 현지 업체들과 K-소스 관련 협약 진행 등 해외출장 일정으로 인해 불출석 이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주에 구두로 해당 의원실에 불출석 사유를 설명했으며, 부사장과 해당 업무 담당자가 총 2회 의원실에 방문해 지역 축제와 관련된 설명과 충분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백 대표의 불출석이 "국감 회피"가 아니며, 대리 출석을 통해 국회의 요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개월 전 조율된 해외출장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불출석하지만, 국정감사에서 요구하신 자료와 질의에 충실히 역할을 다하기 위해 회사의 여러 사안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관련 부사장이 국회에 성실히 설명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 대표의 불출석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그간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가 전국 지자체 상권 활성화 사업에 깊이 관여하면서 각종 잡음이 무성했던 만큼, 해외 사업을 이유로 국감 출석을 하지 않는 것이 결과적으로 "국회 회피"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감 출석을 위해 미국에서 한국까지 오는 것이 기업인으로서 부담스러운 일인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여론이 안 좋은 만큼 국감 불출석에 따른 비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