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치킨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이 순살 메뉴의 중량 및 구성을 원상 복구하겠다고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서울 지역 일부 가맹점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순살 메뉴 판매 가격을 2천 원 인상한 것으로 확인되어 '꼼수 인상'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는 최근 불거진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논란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원상 복구 약속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격 인상 부담으로 돌아가면서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가격 정책 및 소비자 신뢰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1월 18일 프랜차이즈업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중부권을 중심으로 하는 일부 교촌치킨 매장들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앱 플랫폼에서 '허니갈릭순살', '마라레드순살', '반반순살' 등 순살 메뉴의 가격을 기존 2만 3천 원에서 2만 5천 원으로 2천 원씩 상향 조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주목할 점은 이번 가격 인상이 배달 앱을 통해서만 적용되었으며, 매장 내에서 직접 판매되는 포장 및 홀 식사 가격은 기존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이른바 '이중가격제' 형태로 인식될 수 있으며,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만 원가 상승의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가맹점주들은 이번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순살 메뉴의 중량 복구로 인한 원자재(원육) 가격 상승과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 교촌치킨 가맹점주는 순살 메뉴의 중량을 기존대로 닭다리살 중심의 700g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원가가 상승했고, 배달 앱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와 배달료까지 더해지면서 불가피하게 판매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달 말 교촌에프앤비가 약속한 대로 순살 메뉴 구성을 기존대로 되돌리는 공식 리뉴얼(11월 20일 예정)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진행된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앞서 교촌치킨은 순살 메뉴의 원육을 기존 닭다리살에서 닭가슴살을 섞는 방식으로 변경하고 중량까지 700g에서 500g으로 줄여 판매하여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품의 품질과 양을 낮추는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에 대해 소비자들이 신뢰를 잃자, 교촌에프앤비 본사는 결국 순살 메뉴 리뉴얼 계획을 철회하고 구성을 원상 복구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번 '배달 앱 가격 인상' 사태는 본사의 원상 복구 약속이 실질적으로는 배달 경로를 통한 가격 상승이라는 다른 형태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다시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연합뉴스TV를 통해 "배달 앱 가격 인상은 일부 가맹점주들의 자율적인 선택"**이며, **"배달 앱 가격 책정과 관련해서는 본사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본사의 개입 불가 입장은 프랜차이즈 운영상 가맹점의 독립적인 가격 결정권을 존중한다는 원칙에 기인한 것이지만, 전국적인 프랜차이즈의 통일된 가격 정책 부재는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고 브랜드 전체의 신뢰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달 말부터 서울 전역으로 이중가격제와 순살 메뉴의 배달 앱 가격 인상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당국의 시장 감시와 소비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