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부터 국내 증시가 활기를 띠고 수출 실적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제 심리가 한 달 만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상승하며 기준치인 100을 크게 웃돌아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0.8로, 지난해 12월 기록했던 109.9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고환율에 따른 물가 부담으로 인해 12월 지수가 2.5포인트 하락하며 주춤했던 흐름이 한 달 만에 다시 오름세로 전환된 것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의 생활 형편, 수입 전망, 소비지출, 현재 및 향후 경기 판단 등 6개 주요 지수를 종합해 산출하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치보다 소비 심리가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지수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는 수출 증가세의 지속과 국내외 금융 시장의 안정화가 꼽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경제의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제시한 신년 경제 성장 전략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증시를 견인하면서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심리 회복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가계의 실질적인 형편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고르게 개선되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생활형편지수는 96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최근의 주가 상승과 소비 회복세가 가계의 재정 상황 인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6개월 뒤의 경제 상황을 내다보는 향후경기전망지수 역시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와 수출 지속성에 힘입어 전월 대비 2포인트 오른 98을 기록했다. 비록 100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비관적 전망이 상당 부분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1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한 124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0월 기록했던 125 이후 무려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1년 뒤 집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소비자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결과다. 한국은행 측은 주택가격전망지수가 장기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상태라며, 시장 내 주택 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여전히 견고하게 형성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신중한 모습이 유지되었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집계되어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제 유가 변동성과 농축산물 가격 등 생활 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해 소비자들이 물가 하락을 체감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소비자심리지수 반등은 대외 경제 여건의 개선이 내수 소비 심리로 전이되는 과정에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높은 주택 가격 전망 지수가 가계 부채 증가나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이어질 우려가 있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은 국정 운영의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낙관적 심리가 실제 실물 경제의 활력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고금리 기조 속에서의 가계 이자 부담 경감과 체감 물가 안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