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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법왜곡죄’ 본회의 단독 처리…  국민의힘 표결 불참 속 가결

김기원 기자 | 입력 26-02-26 23:50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판사와 검사가 법을 왜곡해 수사·재판할 경우 처벌하는 형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사법 체계를 흔드는 악법이라며 필리버스터로 맞섰으나, 야당의 단독 표결을 막지 못했다.

가결된 개정안은 형사 사건에 관여하는 판·검사가 본인이나 제3자에게 이익을 주거나 특정인의 권익을 해칠 목적으로 법령 적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자격정지에 처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수사·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한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인 처벌 대상에는 증거를 조작하거나 위조된 증거임을 알면서도 사용한 경우, 폭행·협박·위계 등 불법적인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한 행위 등이 포함됐다. 적법한 증거가 없음에도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행위 역시 법 왜곡의 범주에 들어갔다. 다만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진 재량적 판단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간첩죄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형법 개정안도 함께 처리됐다. 기존 적국인 북한에 한정됐던 간첩죄 대상을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넓혀, 국가 기밀이나 첨단 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간첩죄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어제부터 이어진 무제한 토론을 마친 뒤 표결 직전 전원 퇴장했다. 여당 측은 이번 개정안이 수사 기관과 사법부를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도구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사법 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표결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는 고성과 항의가 오갔다. 본회의장 밖에서도 사법권 독립 침해와 법치주의 실현이라는 상반된 주장이 팽팽하게 맞붙었다. 법조계 내부에서는 법 왜곡의 기준이 모호해 수사·재판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법안 통과로 인해 향후 주요 정치적 사건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법 왜곡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소된 피고인이 수사 검사나 판사를 상대로 법 왜곡죄를 주장하며 맞대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부로 이송될 예정인 이번 법안에 대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가 향후 정국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권이 강력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고 있는 가운데, 사법 통제권의 경계를 둘러싼 정치권의 대립은 법안 공포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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