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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李 대통령 부동산 세제 대수술 예고…시장 안정 시험대, ‘속도·강도·수요 분산’이 성패 가른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3-05 10:35



이(李)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 개편을 본격 예고하면서 시장이 다시 한 번 정책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개편은 보유세와 거래세, 다주택자 과세 체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수술’에 가깝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단순한 세율 조정이 아닌 구조 재편에 방점이 찍힌 만큼, 정책의 정교함과 실행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은 정책 신호에 민감하다. 세제 개편이 예고되는 순간부터 매수·매도 심리는 요동친다.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면서 거래가 급감하거나 특정 지역에 매수세가 쏠리는 등 단기적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도 세제 변화가 예고되면 ‘막차 수요’와 ‘관망세’가 동시에 나타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실수요 보호와 투기 수요 억제의 균형이다. 다주택자 과세 완화 여부, 1주택자 부담 경감 범위, 양도소득세 체계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매물 출회를 유도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라면 세 부담 완화가 불가피하겠지만, 자칫 투기 심리를 자극할 경우 정책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규제 강화를 택할 경우 거래 경색과 시장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속도 역시 중요한 변수다. 정책 발표와 시행 사이의 간극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불확실성에 노출된다. 예고 기간이 길어지면 매도자는 버티고, 매수자는 관망하는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방향성 못지않게 타이밍이 정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서울 핵심지와 일부 수도권 지역은 여전히 가격 방어력이 높은 반면, 지방 중소도시는 미분양 증가와 거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률적 세제 개편은 지역별 온도 차를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세제 조정과 함께 공급 정책, 금융 정책을 병행하지 않으면 수요 분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개편이 재정 정책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도 주목된다. 보유세 완화는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거래세 인하는 단기적으로 재정 공백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거래 활성화를 통해 세수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라면 중장기적 재정 안정성을 어떻게 담보할지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은 한두 차례의 조정으로 끝나는 사안이 아니다. 잦은 방향 전환은 정책 신뢰를 떨어뜨리고, 시장 참여자들의 전략적 대응만 부추길 수 있다. 

세제 개편이 구조적 안정으로 이어지려면 공급 확대, 금융 완화 또는 관리, 지역 균형 발전 전략 등과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결국 이번 세제 개편은 단기적 가격 등락을 넘어 부동산 시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책은 단순한 세율 숫자가 아니라 시장에 보내는 신호다. 신중하되 분명해야 하며, 강단 있으되 예측 가능해야 한다.

李 대통령발 세제 개편이 시장 안정의 전기가 될지, 또 한 번의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지는 이제 정부의 설계와 실행에 달려 있다.

 시장은 이미 계산을 시작했다. 정책의 정밀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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