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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전국 평균 2,000원 돌파…중동 긴장·환율에 3년 8개월 만의 고점

주민지 기자 | 입력 26-04-19 09:33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리터당 2,000원선을 넘어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8일 오후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2,001.42원을 기록하며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했다. 전국 평균 가격이 2,000원대를 기록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가가 폭등했던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이다.

이번 가격 상승은 일시적인 등락을 넘어 가격대 자체가 한 단계 위로 이동한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수개월간 리터당 1,800~1,900원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하며 버티던 흐름이 국제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성 확대라는 대외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위로 뚫린 형국이다. 정유업계는 단순한 수급 불균형을 넘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비용의 하한선이 상승한 결과로 보고 있다.

경유 가격 역시 휘발유 뒤를 바짝 추격하며 리터당 2,000원 선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날 전국 경유 평균 가격은 1,990원대 후반을 기록하며 휘발유와의 가격 격차를 좁혔다. 서울과 제주 등 물류 비용이 높거나 임대료가 비싼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경유 판매가가 2,000원을 넘어선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유가 상승기에는 유종 간 시차를 두고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해 조만간 경유도 전국 평균 2,000원 시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제주의 상승세가 독보적이다.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은 2,030원대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치를 경신 중이고, 제주는 2,02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제주의 경우 섬 지역 특유의 물류비용 부담이 가격에 선반영되면서 전국 평균보다 20~30원가량 높은 가격대를 상시 유지하고 있다. 수도권과 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고유가 현상은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을 약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에 따른 해상 운송 불안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꼽힌다. 주요 산유국들의 공급망 차질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원유 수입 단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국제 유가가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의 시차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국제 유가 급등분은 아직 국내 시장에 완전히 녹아들지 않은 상태다.

현재 시장 구조상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될 만한 뚜렷한 변수는 보이지 않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의 오름세가 꺾이지 않는 한 국내 소매 가격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가 상승 폭이 이를 상쇄하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는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주유소 현장에서는 가격 표시판을 교체하는 작업이 분주하게 이어졌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관계자는 가격을 올릴 때마다 운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지만 입고가가 워낙 높아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와 환율이라는 거대 변수가 맞물린 상황에서 국내 기름값의 2,000원대 안착은 고물가 기조를 심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가격 돌파로 인해 산업계 전반의 물류비용 증가와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분이 실물 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에너지 소비 구조와 정부의 추가 대책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분간 기름값이 하향 안정화될 조건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고유가 국면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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