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6500선 저항대에 부딪히며 상승세가 꺾였다. 반도체발 훈풍으로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고점 부담을 느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24일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0% 오른 6475.81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6500선을 돌파하며 사흘 연속 장중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오후 들어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 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특히 실적 발표 당사자인 SK하이닉스는 시장 예상치를 충족하는 성적표를 내놓고도 주가가 장중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재료 소멸에 따른 조정 양상을 보였다.
이날 발표된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52조 5762억 원, 영업이익 37조 61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72%에 달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기록한 65%를 넘어섰다. 삼성전자와 합산한 두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95조 원 규모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전 분기 대비 1.7% 성장했다.
시장은 반도체 업종의 이익 창출 능력이 증시의 기초체력을 입증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으나,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6500선 진입 시도 직후 외국인 투자자의 지수 선물 매도와 기관의 현물 매도가 집중되면서 지수 변동성이 확대됐다.
투자 전문가들은 6500선 안착 여부가 향후 '7000피' 진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랠리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던 만큼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 중동 정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수요 급증으로 인한 반도체 강세장이 여전하다는 점은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요인이다.
외국인의 수급 패턴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반도체 실적 모멘텀이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황에서, 다음 달 선물·옵션 만기일 이전까지 외국인의 현물 매수세가 지속될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 폭이 작았다는 점을 들어 순환매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결국 지수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횡보함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형주에서 개별 종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고점 돌파 이후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수급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6500선 저항 확인으로 증시는 당분간 실적 확인을 넘어선 추가 상승 동력을 찾는 탐색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