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수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부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강도 높은 대응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김 총리는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K-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과 조치를 통해 이번 사태의 진상을 규명할 것을 지시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국회 차원의 조사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국회의 국정조사나 특검 등을 통해서라도 확실한 규명과 제도 개선을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단순한 현장 착오를 넘어 선거 관리 체계 전반의 신뢰 문제로 번졌다는 인식이 담긴 발언이다.
앞서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인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12곳과 강남구 1곳, 광진구 1곳 등 모두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참여 규모를 감안해 본투표용 투표지를 적게 인쇄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현장에서는 유권자 대기와 투표 지연이 잇따랐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투표 마감 시간 이후까지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이 투표를 이어갔고, 잠실7동 투표소에서는 투표함 반출이 지연되며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후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고 투표함을 개표소로 옮기면서 개표 절차가 진행됐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책임자 문책과 제도 개선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 인사와 시위대는 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했고, 선관위는 해당 사안이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리의 이날 발언으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 내부 책임론을 넘어 정부와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쟁점은 투표지 인쇄 물량 산정 과정, 현장 대응 매뉴얼, 추가 투표지 공급 절차, 유권자 안내와 대기 관리가 적절했는지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끝났지만 관리 책임 논란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한 만큼,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는 절차가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