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도수치료 관리급여 제도가 시행되는 가운데 일부 대학병원이 도수치료 중단을 결정하면서 의료현장의 혼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의료진은 정부가 정한 횟수 제한으로는 입원환자의 재활치료를 정상적으로 이어가기 어렵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의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는 오는 7월 1일부터 도수치료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새로 도입하는 관리급여 기준으로는 중증 환자와 수술 후 재활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병원은 최근 원내에 '도수치료 운영 중단에 따른 안내' 공지를 게시하고 기존 도수치료 대신 재활운동치료와 기능회복 중심의 대체 치료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또 7월 이후에도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에 대해서는 6월 중 외래 진료를 통해 대체 치료 가능 여부를 미리 판단하고 예약을 진행해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7월부터 도수치료를 관리급여 대상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도수치료는 주 2회, 연간 15회까지만 관리급여가 적용되며 이를 초과하면 환자가 치료비의 95%를 부담해야 한다.
대학병원 의료진은 이러한 기준이 실제 재활치료 환경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 병원 재활의학과장은 "우리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대학병원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현재 구조에서는 도수치료를 계속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다른 치료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병원이 시행 전에 미리 공지한 것도 환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환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있어 현재까지 큰 혼란은 없다"면서도 "7월부터 본격 시행되면 다른 대학병원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입원환자 재활 분야에서는 관리급여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진은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 수술을 받은 고령 환자의 경우 집중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주 2회, 연간 15회 제한으로는 정상적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활의학과장은 "관리급여가 시행되면 비용 문제뿐 아니라 횟수 제한 때문에 청구 과정도 복잡해질 수 있다"며 "입원환자에게 주 2회만 치료하라는 것은 사실상 제대로 된 재활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운동치료에 대한 적절한 급여 항목이 없어 비급여 도수치료를 활용해 환자를 치료해 왔다"며 "관리급여 시행 이후에는 그마저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해당 병원은 도수치료를 중단하는 대신 재활운동치료와 기능회복 치료 등 다른 재활 프로그램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다만 의료진은 현재 급여 체계만으로는 충분한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도수치료 관리급여는 비급여 진료의 과잉 이용을 줄이고 환자 부담을 합리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대학병원 현장에서는 중증 환자 치료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도 시행이 임박하면서 정부의 관리 강화와 의료현장의 재활치료 현실 사이의 간극이 드러나고 있다. 다른 대학병원들까지 도수치료 축소나 중단에 나설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장기간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