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와 경유의 평균 가격이 모두 L당 1천800원대로 내려왔다.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추가로 낮춘 데다 앞서 하락한 국제유가가 국내 판매가격에 반영되면서 기름값은 8주 연속 하락했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7월 둘째 주인 5일부터 9일까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천893원으로 집계됐다. 전주보다 59.1원 내린 가격이다.
휘발유 가격은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때 L당 2천원을 넘어섰던 전국 평균 판매가격은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 조정 이후 하락 폭이 커지며 3개월 만에 1천800원대로 내려왔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L당 1천926.7원으로 가장 비쌌다. 전주보다 52원 하락했지만 전국 평균보다는 33.7원 높았다. 대구는 60.8원 내린 1천864.4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상표별 평균 판매가격은 에쓰오일 주유소가 L당 1천895.5원으로 가장 높았다. 알뜰주유소는 1천888.7원으로 가장 낮았지만 두 상표 간 가격 차이는 6.8원에 그쳤다.
경유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L당 62.3원 내린 1천880.1원이었다. 휘발유와 경유의 평균 가격 차이는 12.9원까지 좁혀졌다.
국내 가격 하락에는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7차 석유 최고가격제가 영향을 미쳤다. 산업통상부는 6차 최고가격보다 L당 150원씩 낮춘 정유사 공급가격 상한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의 상한은 휘발유 L당 1천784원, 경유 1천773원, 등유 1천380원으로 조정됐다. 정부가 정한 금액은 소비자가 주유소에서 실제로 지불하는 판매가격이 아니다. 각 주유소의 운송비와 운영비, 유통 마진 등이 더해지면서 지역과 상표에 따라 최종 판매가격에는 차이가 발생한다.
정부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로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이를 국내 가격에 신속히 반영한다는 취지로 공급가격 상한을 낮췄다. 실제 주유소 가격은 최고가격 조정 이후 L당 2천원 초반에서 1천800원대로 떨어졌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다시 소폭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공방으로 호르무즈해협 통항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산유국들의 생산 확대 움직임이 가격 상승 폭을 제한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원유의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67.8달러로 전주보다 2달러 상승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2달러 내린 배럴당 95달러였고,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5.5달러 오른 120.6달러로 집계됐다.
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소속 7개국이 8월 생산량을 늘리기로 한 데다 아랍에미리트가 OPEC+ 탈퇴 이후 원유 생산 확대에 나섰다는 소식도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을 막았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앞서 하락한 국제유가와 공급가격 상한 인하분이 아직 모두 반영되지 않은 만큼 다음 주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하락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제 경유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국내 가격의 하락 폭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국제유가와 환율 움직임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