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대형주의 주가 움직임을 두 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두고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투자자 보호 대책도 미흡하다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더투데이 의뢰로 지난 22일 전국 18세 이상 504명을 조사해 24일 발표한 결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잘못한 결정”이라고 답한 비율은 63.7%였다.
“매우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41.2%로 가장 많았고 “대체로 잘못한 결정”은 22.5%였다. 반면 “잘한 결정”이라는 평가는 19.0%에 그쳤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44.7%포인트 높았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7.4%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고위험 금융상품이다. 기초 종목이 오르면 수익이 확대되지만 하락할 때도 손실이 두 배로 커질 수 있다. 최근 대형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의 등락 폭이 확대되면서 해당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지난 16일 발표한 보완 대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9.2%가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필요한 추가 조치로는 “하루 거래 가능 횟수 제한”이 24.1%로 가장 많이 꼽혔다. “기본예탁금 대폭 상향”은 22.2%, “최소 매매수량 단위 대폭 강화”는 21.5%, “의무 사전교육 시간 확대”는 10.6%였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을 “과거 금융시장 위기에 준하는 변동성 국면”으로 본 응답자는 41.5%였다. “일시적인 시장 조정 과정”은 31.2%, “정상적인 시장 등락 과정”은 8.1%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 반도체주의 움직임이 시장 전체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 대해서는 42.7%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내 산업 구조와 경쟁력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응답은 30.4%, “국가 전략산업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평가는 11.8%였다.
증시 안정을 위해 정부가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환율 안정과 외국인 자금 유출입 관리”가 26.0%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불공정거래와 시세조종에 대한 감시 강화가 24.1%, 고위험 금융상품으로의 수급 쏠림 해소가 22.3%로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으로는 “불공정거래와 불법 공매도 감독 강화”가 32.1%로 가장 많이 선택됐다. 고위험 금융상품의 수급 쏠림 해소는 20.0%, 우량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 확대는 16.8%, 코스닥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지원은 14.0%였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42.5%가 “외국인 자금 유출을 자극해 증시 하락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기본예탁금을 현행 1천만원에서 현금 3천만원으로 올리는 조치를 오는 31일부터 조기 시행한다고 밝혔다. 주식과 ETF, 채권 등 대용증권은 기본예탁금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주식 매도대금은 결제일에 실제 현금이 입금된 뒤 예탁금에 포함된다.
이번 조사는 무선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이용한 임의 전화걸기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2%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조사 대상이 504명이고 응답률이 낮은 만큼 결과를 전체 투자자의 인식으로 확대해 해석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