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과 미술품 경매·감정업체 등 미술서비스업자는 26일부터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영업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미술품 거래 내역과 경매 낙찰가, 감정서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미술시장의 불투명한 거래 관행을 개선하려는 조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미술진흥법 시행령"이 의결됨에 따라 26일부터 "미술서비스업 신고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고 대상은 화랑업, 미술품 경매업, 미술품 자문업, 미술품 대여·판매업, 미술품 감정업, 미술 전시업 등 6개 업종이다. 해당 업종을 영위하려는 사업자는 영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신고제 시행과 함께 업종별 준수 의무도 부과된다. 화랑과 경매·자문·대여·판매업자는 미술품의 유통 내역을 기록하고 관리해야 한다. 작가에게 지급되는 재판매보상금 산정을 위해 필요한 거래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미술품 경매업자는 작품의 낙찰가격과 경매대금 완납 여부를 공개해야 한다. 경매업자 본인이나 친족이 소유한 작품을 경매에 출품할 경우에는 해당 사실을 사전에 알려야 하며, 경매 전반을 공정하게 운영할 의무도 진다.
감정업자에게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허위 감정서 발급이 금지되고 본인이나 친족 소유 미술품을 단독으로 감정할 수 없다. 감정서는 문체부가 고시한 표준양식에 따라 발급해야 하며, 감정 수수료와 실비 이외의 대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
감정 의뢰를 받는 대가로 금품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작품의 진위를 둘러싼 분쟁과 이해충돌 가능성을 줄이고 소비자가 감정 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신고하지 않고 미술서비스업을 운영하거나 업종별 의무를 위반하면 과태료 부과 또는 영업정지 대상이 된다. 다만 문체부는 새 제도 시행에 따른 현장 혼란을 고려해 2027년 7월 25일까지 1년간 계도기간을 운영한다.
계도기간에는 신고 누락이나 의무 위반에 따른 과태료와 영업정지 처분이 유예된다. 문체부와 관계기관은 이 기간 사업자들에게 신고 절차와 업종별 준수사항을 안내할 계획이다. 신고 의무 자체가 미뤄지는 것은 아니므로 해당 사업자는 계도기간 중 신고 절차를 마쳐야 한다.
정향미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미술서비스업 신고제는 미술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해 한국 미술 시장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신고 자료를 활용해 업종별 지원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신고제는 미술사업자의 거래와 영업 정보를 제도권에서 관리하는 첫 단계다. 계도기간이 끝나는 2027년 7월부터 실제 행정처분이 시작되는 만큼, 신고 대상과 의무사항을 현장에 명확하게 안내하는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