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 8%에 근접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6% 선을 넘어섰다. 시장금리 상승분이 변동형 대출에 반영되면서 2억5000만원을 빌린 차주의 월 이자 부담은 125만원까지 늘어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3.31~6.01%로 집계됐다. 은행채 6개월물이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준거금리로 사용하는 상품을 합산한 수치다.
지난 1월 말 연 2.86~5.66%였던 전세대출 금리는 3월 말 연 2.91~5.71%로 오른 뒤 5월 말 잠시 낮아졌다. 이후 시장금리가 다시 뛰면서 7월 말 상단이 6%를 넘어섰다. 6개월 사이 최고금리는 0.35%포인트 상승했다.
실제 이자 부담도 커졌다. 지난 1월 말 연 5.66%의 금리로 전세자금 2억5000만원을 빌렸다면 월 이자는 약 118만원이다. 6개월 뒤 금리가 연 6.01%로 재산정되면 매달 내야 할 이자는 약 125만원으로 늘어난다.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납부하는 방식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전세자금대출은 정책금융상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6개월 변동금리로 취급된다. 계약 당시 적용된 금리가 계속 유지되지 않고 일정 주기마다 시장금리 변동분을 반영한다. 신규 대출자뿐 아니라 기존 차주도 금리 재산정 시기가 돌아오면 늘어난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전세대출 금리를 끌어올린 것은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 1월 30일 연 2.807%에서 7월 31일 연 3.259%로 0.452%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도 지난 1월 2.77%에서 6월 3.05%로 올랐다.
주택담보대출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지난 3월 말 연 6.01%에서 7월 들어 6.3%대로 높아졌다. 은행채 5년물을 기준으로 삼는 고정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같은 기간 연 7.00%에서 7.50%까지 뛰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리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채권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시장금리 오름세가 이어지면 고정형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8%에 진입할 수 있다는 예상이 은행권에서 나온다.
금리가 연 8%에 도달하면 이자만 납부하는 조건으로 2억5000만원을 빌린 차주의 월 이자는 약 167만원이다. 연 6%일 때보다 매달 약 42만원, 연간으로는 500만원가량 더 부담해야 한다. 다만 실제 주담대 상환액은 대출 기간과 원금균등·원리금균등 등 상환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도 대출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5조3404억원으로 금융당국이 정한 연간 목표치를 1조38억원 넘어섰다. 은행들은 증가 속도를 낮추기 위해 우대금리를 줄이거나 비대면 상품의 금리를 높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변동형 주담대의 신규 취급을 제한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시장금리 상승과 대출 총량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차주들은 높은 금리와 좁아진 대출 문턱을 함께 마주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이달 내놓을 부동산 대출 대책에 추가 규제가 포함될 경우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비용을 어느 수준까지 감당 가능한 범위로 관리할지가 쟁점으로 남는다.
정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