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의 공소 취소 논란에 대해 "법무부 장관에게 직접적인 공소 취소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과거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요구했던 김 후보자는 장관이 되더라도 이를 위해 검찰에 지휘권을 행사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공소 취소 문제에 대해 "공소 취소는 공판검사가 결정할 문제"라는 취지로 답했다. 법무부 장관에게 공소를 직접 취소할 권한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장관의 지휘권을 이용해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발언이 주목받는 것은 그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 전 이 대통령 형사사건의 공소 취소를 공개적으로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내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의 공동대표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30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부터 야권에서는 장관 취임 이후 이 대통령 사건 처리에 관여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지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를 두고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담당 장관"이라고 주장하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범여권에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지난 1일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를 추진하려면 먼저 검찰의 조작 기소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원장은 조작 기소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소 취소를 밀어붙일 경우 정치적·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별개로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법무부 장관의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후보자 지명 직후에도 "70년 만의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가 대한민국에 잘 안착하게 하는 게 가장 시급한 소명"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판사 출신 재선 의원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아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와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사법체계 개편 논의에 참여해왔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있는 만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새로운 수사·기소 체계를 현장에 정착시키는 작업을 맡게 된다.
다만 공소 취소 문제는 인사청문회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 장관은 직접 공소를 취소하는 주체는 아니지만 현행 검찰청법상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가 의원 시절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요구했던 만큼 야당은 후보자의 과거 주장과 장관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자는 이날 "공소 취소는 검사가 결정할 문제"라며 장관 취임 이후 직접 개입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의원으로서 공소 취소를 요구했던 김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가 된 뒤 자신의 권한과 역할을 구분한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과거 주장과 이날 발언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게 됐다.
박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