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배달의민족 지분을 인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은 우버의 딜리버리히어로 인수 절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네이버와 우버가 공동으로 배민을 인수하는 방안은 공식적으로 무산됐다.
네이버는 17일 공시를 통해 "배달의민족 지분 인수에 대해 검토했으나 경영환경 등의 변화에 따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우버와 네이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배민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온 지 약 4개월 만에 내놓은 최종 입장이다.
당시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우버와 네이버가 각각 80%와 20% 비율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최대 8조원을 들여 배민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관련 보도 직후 배민 매각 안내 자료를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우버가 배민만 따로 인수하는 대신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전체를 사들이기로 하면서 달라졌다. 우버와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7월 기업결합 계약을 체결했다. 우버는 딜리버리히어로 주식을 주당 41.50유로에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했으며, 거래 규모는 약 130억유로로 평가됐다.
딜리버리히어로의 경영이사회와 감독이사회도 이달 초 주주들에게 우버의 공개매수 제안을 수락할 것을 권고했다. 인수 거래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딜리버리히어로가 지배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배달의민족도 우버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별도로 배민 지분을 인수하려던 네이버의 참여 필요성이 사라진 배경이다.
다만 우버의 배민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딜리버리히어로 인수 거래는 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와 각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등 후속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버는 전체 거래가 2027년 하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버가 배민을 확보하면 국내에서는 차량 호출 서비스뿐 아니라 음식 배달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갖게 된다. 우버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버이츠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 음식 배달 시장에서는 배민과 쿠팡이츠 등이 경쟁하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 인수는 우버가 국내 배달 시장에 단기간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네이버는 배민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게 됐지만 네이버페이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지도·예약·주문 서비스 등을 통해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하고 있다. 배민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기존 커머스와 금융, 인공지능 사업에 자원을 집중할 가능성이 커졌다.
배민의 최종 소유구조가 바뀔 경우 자영업자 수수료와 배달비, 라이더 운영 정책, 소비자 할인 경쟁도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우버의 딜리버리히어로 공개매수 진행 상황과 국내외 경쟁 당국이 배달 플랫폼 시장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남은 절차의 핵심이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