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 전국 재정고속도로에 있는 주유소 226곳의 기름값을 리터당 100원 낮춘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귀성·귀경 차량의 연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한시적 조치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추석 연휴 동안 전국 226개 재정고속도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유류 가격을 리터당 100원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할인은 추석 연휴인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를 대상으로 한다.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민자고속도로와 도심·국도변 일반 주유소는 할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운전자는 이용하려는 주유소가 재정고속도로 구간에 있는지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승용차에 50리터를 주유한다고 가정하면 한 번에 약 5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대형 차량이나 장거리 운행 차량은 주유량에 따라 할인 효과가 더 커진다. 다만 실제 판매가격은 주유소별 기존 가격과 정유사 공급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할인 후 가격도 지점마다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정부가 고속도로 주유소 가격을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한 것은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상승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원유 도입 비용과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고 있다.
유가 상승은 자동차 연료비에 그치지 않고 화물 운송비와 택배비, 농수산물·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추석에는 귀성 차량과 성수품 운송 물량이 동시에 늘어나는 만큼 교통·물류비 상승이 가계와 소상공인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도 오는 11월 말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했다. 휘발유 15%,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 25%의 기존 인하율을 유지해 중동 정세에 따른 국내 기름값 상승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리터당 100원 할인은 전국 모든 주유소에 적용되는 가격 인하 정책은 아니다. 재정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에서 추석 연휴 동안만 시행되는 한시적 지원인 만큼 연휴 이후에는 다시 해당 주유소의 정상 판매가격이 적용된다.
정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연휴 전 대상 주유소와 적용 유종, 운영시간 등 세부 정보를 안내할 예정이다. 할인 시행 과정에서 재고 부족이나 가격 표시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유소별 공급 물량과 판매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정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