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미신고 집회와 관련해 필요할 경우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계속된 선거관리위원회 규탄 집회가 특검의 현장 개표 계획과 맞물리면서 경찰 대응 수위가 높아질지 주목된다.
김 직무대행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의 집회 관리 질의에 답하며 “시위 행태와 불법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필요하면 공권력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신고 집회라 하더라도 무조건 해산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의 법익을 침해하거나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명백한 위험이 발생하면 관련 법령에 따른 해산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올림픽공원 일대 집회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참여 형태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주최자는 없지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한 미신고 집회 형태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진 의원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헌법상 보장된 권리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장기간 이어지는 미신고 집회가 다른 시민의 이용권과 공공질서에 영향을 줄 경우 경찰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현장을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달 말 예정된 특검의 현장 개표 계획을 언급하며 집회 참가자에 대한 계도와 안내, 법적 절차를 통해 현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월 20일 전후에는 집회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여러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로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이달 말 올림픽공원 개표소에서 실제 투표용지를 한 장씩 검수하는 절차를 공개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개표소 주변 집회가 계속될 경우 현장 충돌이나 시설 출입 통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의원이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기준 올림픽공원 일대 집회와 관련한 추정 피해액은 모두 26억1천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집회 장기화에 따른 시설 사용 차질과 운영 손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서는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는 집회가 이어져 왔다. 참가자들은 선거관리 과정에 의혹이 있다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의 의사 표현을 보장하면서도 개표소와 주변 시설의 안전, 시민 이용권, 특검의 현장 검수 절차가 방해받지 않도록 대응 수위를 조정할 방침이다. 다만 공권력 투입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집회·시위의 자유와 공공질서 보호 사이의 충돌이 커질 수 있어, 경찰이 어떤 기준과 절차를 적용할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