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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에 묶인 보이스피싱 피해금 263억원…피해자 1,137명에게 환급

박현정 기자 | 입력 26-10-10 11:07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 동결된 채 피해자에게 돌아가지 못했던 보이스피싱 피해금 약 263억원이 1천여 명의 피해자에게 환급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수사대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와 협력해 장기간 동결돼 있던 피싱 피해금 263억7천만원을 피해자 1,137명에게 환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023년 3월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와 피싱 피해 방지 대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피싱 피해금이 이전된 뒤 거래가 정지된 가상자산 계정에 거액의 피해금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확인된 동결 피해금만 약 122억원에 달했다.

이후 경찰은 2023년 9월부터 최근까지 가상자산 거래소와 함께 피해금의 흐름을 역추적하며 환급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2017년부터 2025년 8월까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동결된 채 환급되지 못했던 피해금 대부분을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경찰 조사 결과 2017년 이후 국내 5개 거래소가 피싱범죄와 관련해 동결한 가상자산 계정은 1,050개였고, 미환급 피해금은 총 263억7천만원에 달했다.

경찰은 2023년 4월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전자지갑 1,050개와 은행 계좌 약 16만3천개를 추적해 실제 피해자를 특정했다.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와 피해자 정보를 공유하면서 환급 절차를 진행했고, 2026년 9월 15일 기준 피해자 1,137명에게 총 263억7천만원을 환급했다.

그동안 가상자산 거래소에 보관된 피해금을 환급하는 데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었다.

은행 등 금융회사는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 사기이용계좌에 대한 지급정지와 피해자 정보 공유가 가능하고, 피해금이 여러 금융회사를 거쳐 이동하더라도 최종 금융회사가 피해자에게 환급할 수 있었다.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기존 법 체계상 금융회사에 포함되지 않아 은행으로부터 피해자 정보를 전달받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거래소가 피싱 피해금 입금 사실을 확인해 해당 계정을 자체적으로 동결하더라도 정작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환급이 이뤄지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피해자 역시 거래소에 자신의 피해금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환급을 요청하기 어려웠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을 통해 상당 부분 개선됐다.

개정법은 금융회사 범위에 가상자산사업자를 포함해 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의 정보 공유와 피해금 환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경찰은 이번 환급이 법 개정 이전부터 제도적 공백을 수사와 민관 협력으로 보완한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결된 피해금을 임의로 처분한 계정 명의자들에 대한 수사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2024년 7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가상자산사업자는 범죄행위 예방을 위해 입·출금을 최대 6개월 동안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최대 동결 기간이 지난 뒤 출금 제한이 해제되면서 일부 계정 명의자가 피해자에게 돌아가야 할 자금을 임의로 처분한 사례가 확인됐다는 점이다.

경찰은 거래소로부터 통보받은 계정 명의자 130명이 약 30억4천만원의 피해금을 임의로 처분한 것으로 보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관련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하고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등을 통해 피해금 환수를 추진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은 “법률적·제도적 문제로 해결되지 못했던 피싱 피해금 환급 문제를 약 3년에 걸친 추적 수사와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협력을 통해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보이스피싱 조직과 가담자에 대한 수사는 물론 가상자산으로 은닉된 범죄수익까지 추적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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