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의 한 단독주택에서 60대 부부를 결박해 살해하고 피해자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혐의를 받는 박용수(52)의 신상이 공개됐다. 경찰은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국민의 알 권리 등을 고려해 공개를 결정했다.
전남경찰청은 13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된 박용수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14일 오전 10시부터 전남경찰청 누리집에 박용수의 머그샷 등 신상정보를 게시했다. 공개 기간은 11월 13일까지 30일이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은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피의자가 범행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와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될 때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용수는 지난 5일 오후 9시 28분부터 11시 57분 사이 나주시 왕곡면의 단독주택에 침입해 평소 알고 지내던 60대 부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은 다음 날 오후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두 사람의 손과 발은 청테이프와 옷가지 등으로 묶인 상태였다.
경찰의 1차 검시에서는 남편이 흉기에 의한 외인사, 부인이 기도 폐쇄에 따른 질식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정확한 사망 원인과 범행 과정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와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박용수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지난 7일 전남 무안군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긴급체포했다. 체포 당시에는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피해자 계좌에서 현금 약 600만원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한 뒤 혐의를 강도살인으로 변경했다.
박용수는 경찰 조사에서 광주의 한 성인오락실에서 알게 된 남편에게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해 찾아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들을 위협해 현금카드와 비밀번호를 빼앗았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 전후의 이동 경로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박용수는 승용차를 타고 피해자 집 인근까지 이동한 뒤 자전거로 갈아타고 접근했으며,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주택 주변을 범행 전에 여러 차례 답사한 정황도 CCTV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뒤에는 피해자 소유의 1톤 화물차를 타고 달아났다가 나주 죽산보 일대에 차량을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광주 광산구의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피해자의 카드를 이용해 돈을 인출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찾기 위해 지난 9일부터 영산강 일대에서 수중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CCTV 영상과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금융거래 내용도 분석해 범행 동기와 사전 준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박용수를 16일 광주공소청에 송치할 예정이다. 송치 전까지 우발적 범행이라는 피의자 진술과 현장 답사·이동 경로·금품 인출 등 계획범죄 정황 사이의 불일치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