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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는 삼성, 인하대는 한진, 아주대는 대우…기업이 대학 성장 이끈 방식

박현정 기자 | 입력 26-10-15 23:51




국내 대학의 성장 과정에는 정부와 종교계,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기업과 기업인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기업이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을 직접 설립한 사례가 있는가 하면, 재정난을 겪던 학교법인을 인수하거나 재단 운영에 참여해 기존 대학의 성장을 지원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기업 설립 대학은 포항공과대학교와 울산대학교다. 포항공과대학교는 포항제철이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목표로 세운 이공계 특성화 대학으로 1986년 문을 열었다. 포스코 설립자인 박태준 초대 이사장을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에 집중 투자하면서 국내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산학협력의 주요 거점으로 성장했다.

울산대학교는 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 명예회장이 1969년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을 설립하면서 출발했다. 이듬해 울산공과대학으로 개교한 뒤 종합대학으로 발전했다. 국내 최대 산업도시 가운데 하나인 울산의 제조업 기반과 연계해 공학과 의학, 경영 등으로 교육·연구 영역을 확대했다.

성균관대학교는 기업이 기존 대학의 운영에 참여한 사례다. 삼성은 1965년 처음 성균관대 재단 운영에 참여했다가 물러난 뒤 1996년 다시 학교 운영에 참여했다. 이후 자연과학캠퍼스의 연구시설과 이공계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됐다. 다만 성균관대의 역사는 삼성의 참여보다 훨씬 앞서므로 “삼성이 설립한 대학”이 아니라 기존 대학의 재단 운영에 참여한 사례로 구분해야 한다.

한진그룹은 인하대학교와 한국항공대학교의 발전 과정에 관여했다. 인하대학교는 하와이 교포들의 성금 등을 토대로 1954년 인하공과대학으로 문을 열었다. 1968년 한진상사의 기금 출연과 재단 개편을 계기로 한진그룹 창업자 조중훈 회장이 학교법인 운영에 참여했다.

한국항공대학교는 1952년 교통부 산하 교육기관으로 출발한 국립학교였다. 1979년 한진그룹 산하 학교법인이 인수하면서 사립대로 전환됐으며, 이후 항공운항과 항공우주공학, 항공교통·물류 등 항공산업 특성화 교육을 확대했다. 처음부터 한진그룹이 설립한 학교는 아니라는 점에서 인하대와 마찬가지로 “재단 인수·운영” 사례에 해당한다.


아주대학교는 1973년 아주공업초급대학으로 개교했다. 1977년 대우실업 김우중 사장이 사재를 출연해 학교법인 대우학원을 설립하고 아주공과대학을 인수하면서 발전의 전환점을 맞았다. 대우학원은 시설과 교수진을 확충했고 아주대는 공학 중심 대학에서 의학과 경영, 인문사회 분야를 포함한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국민대학교는 해방 직후인 1946년 독립운동가 해공 신익희를 중심으로 설립됐다. 이후 1959년 쌍용그룹 창업자인 성곡 김성곤이 재단법인 국민학원을 인수해 학교 운영과 시설 확충을 지원했다. 따라서 국민대 역시 쌍용그룹이 새로 세운 대학이 아니라 기업인이 기존 학교법인을 인수해 중흥의 기반을 마련한 사례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기업의 대학 참여는 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공급하고 연구시설과 장학제도를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철강과 자동차, 조선, 항공 등 국가 주력산업과 대학의 교육·연구를 연결하며 산학협력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대학은 기업의 인력양성 기관이 아니라 교육과 연구의 자율성, 공공성을 지켜야 하는 기관이다. 기업이나 기업인이 설립·인수·지원했다는 사실과 해당 기업이 대학을 직접 소유한다는 표현은 구분해야 한다. 기업의 재정적 지원을 활용하면서도 대학의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학문적 자율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는 현재에도 남아 있는 과제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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