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붐비는 대형 쇼핑몰을 돌며 행인과 고의로 부딪친 뒤 휴대전화를 떨어뜨려 수리비를 받아낸 2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경찰이 확인한 피해자는 38명, 피해 금액은 약 2200만원에 달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사기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를 전날 구속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 쇼핑몰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행인에게 일부러 몸을 부딪친 뒤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이어 상대방의 부주의로 휴대전화가 파손된 것처럼 항의하며 수리비 명목의 돈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피해자들은 자신이 휴대전화를 떨어뜨리게 했다고 생각해 A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고의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피해자가 대부분이었다.
범행은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 충돌 과정과 A씨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기면서 드러났다. 해당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A씨의 금융계좌와 송금 내역 등을 분석해 같은 수법으로 돈을 보낸 피해자들을 추적했다. 최초 고소인 외에 추가 피해자 37명이 확인되면서 범행 규모도 확대됐다. 피해자 38명이 지급한 금액은 모두 약 2200만원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반복 범행과 피해 규모 등을 토대로 A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A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지 않은 채 도주했다.
경찰은 A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한 끝에 충남 지역에서 신병을 확보했다. 법원은 이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한 소액 고소 사건으로 보지 않고 계좌 내역 등을 면밀하게 살펴 다수의 추가 피해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고의 충돌을 이용한 범행은 혼잡한 장소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해 피해자가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비슷한 상황에서 상대방이 현금이나 즉시 송금을 요구하면 현장 폐쇄회로(CC)TV 확인과 경찰 신고 등을 통해 사고 경위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찰은 확인된 사건 외에 추가 피해가 있는지 관련 자료를 계속 살펴볼 방침이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