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로 청와대와 충돌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상대로 탄핵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다만 당론 채택이나 탄핵소추안 발의 일정은 아직 제시하지 않아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6일 당 유튜브 방송 "민티 07"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 탄핵론과 관련해 "이미 탄핵의 'ㅌ'자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요구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모든 방법과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당 지도부가 조 대법원장 탄핵을 직접 거론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시점까지는 탄핵의 'ㅌ'자도 내지 않고 국민께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사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김 대표가 지난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진 사퇴의 인내선도 무한대는 아니다"라며 "모든 방안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보다 한층 구체화된 것이다. 민주당 대표가 탄핵을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직접 언급하면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여당의 압박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탄핵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기표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국회가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를 감사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의 발언과 태도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하며 "탄핵 사유는 차고도 넘친다. 이번 국면에서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균택 의원도 대통령의 대법관 임명권을 부정했다는 의혹과 국정감사 증인 선서를 거부한 문제를 거론했다. 박 의원은 "탄핵 사유가 충분히 될 수 있다"며 "최소한 탄핵을 검토할 때는 됐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한 뒤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청와대는 충분한 협의 없이 제청이 이뤄졌다는 입장이지만, 조 대법원장은 재제청 요구에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다.
민주당 내부의 탄핵론은 대법관 제청권과 대통령 임명권의 범위, 사법부 독립 원칙을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대표가 모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만큼 향후 의원총회와 지도부 논의를 거쳐 실제 탄핵소추안 발의로 나아갈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