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한 경찰의 합동 감식이 완료되고, 수사 당국이 확보된 자료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이 사고는 최근 국내 산업 현장에서 끊이지 않는 "끼임" 사고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며, 고용노동부 역시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서기로 하는 등 노동 안전에 대한 전반적인 경고등이 켜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용노동부 등 대규모 인력이 투입된 이번 현장 감식에서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냉각 컨베이어 벨트의 작동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특히, 사고 발생 전 평소 기계에 이상 징후가 있었는지 여부와 함께, 사고 기계를 전문기관에 보내 정밀 검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고 경위뿐만 아니라 SPC삼립 측의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부실 여부도 중점 수사 대상이다. 이미 공장 관계자 여러 명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조만간 SPC삼립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포함한 강제 수사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 시흥경찰서 관계자는 "감식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SPC삼립 사고는 최근 3년간 제조업 사고 사망자 중 126명이 "끼임"으로 인해 발생했을 정도로 심각한 산업 재해 유형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반복되는 비극에 고용노동부는 끼임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제조업체 중에서도 위험도가 높은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점검 내용에는 미인증 기계나 기구 사용 여부, 안전 방호장치 설치 유무 등이 포함된다. 노동부는 신체가 기계에 끼이는 사고는 "단 한 번의 실수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규를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엄정한 행정 및 사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닌, 한국 산업 현장 전반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과 미흡한 관리 시스템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될 수 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기업의 책임 강화와 실질적인 안전 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