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와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손흥민이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성급한 이적보다는 적절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유력한 선택지로 거론되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 이적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매체 '데일리 미러'는 7월 6일(한국 시간)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7천만 원)를 받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헌신한 끝에 팀을 떠나기로 했다. 다만 서둘러 떠나지 않고 적절한 기회를 노릴 생각이다"라며, "손흥민이 미국 MLS 이적에 관심을 보였음에도 LA FC의 제안은 거절할 거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손흥민의 거취를 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구단 이적설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최근에는 올리비에 지루(릴 LOSC)와 계약을 해지한 LA FC가 손흥민을 '지정 선수'로 영입해 새로운 간판스타로 삼으려는 계획을 세우며 상당한 제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LS는 구단마다 최대 3명까지 샐러리캡과 무관한 연봉을 지급할 수 있는 '지정 선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 LA FC 이적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의 이적 시기와 행선지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그는 토트넘을 떠나는 데 동의했지만, 섣불리 움직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영국 매체 '더 선' 소속이자 토트넘 내부 소식에 정통한 톰 바클레이 기자도 7월 5일 "LA FC가 당장 손흥민을 영입하지 못할 거로 보인다. 이들은 팀을 떠난 지루를 대체하려고 손흥민에게 관심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다만 바클레이 기자는 "손흥민은 새로 부임한 프랭크 감독과 면담하기로 했다. 손흥민은 다음 주에 토트넘으로 복귀할 거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바클레이 기자의 보도대로 손흥민은 조만간 토마스 프랭크(덴마크) 신임 감독과 미래를 논의할 예정이다.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의 경험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임 후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했으며 2선 자원 보강을 고려하고 있어, 전방 압박을 기반으로 하는 프랭크 감독의 전술에서 30대인 손흥민이 이전만큼 활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다면, 그 시기는 내달 3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은 올여름 프리시즌 투어를 홍콩과 대한민국에서 진행하며, 아시아 최고 스타인 손흥민을 내세워 해외 팬들을 확보하고 추가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손흥민이 프리시즌 투어 전에 이적할 경우, 토트넘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위약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다니엘 레비(잉글랜드) 토트넘 회장은 이러한 위약금 지급을 피하려는 입장이다. 따라서 천문학적인 이적료가 제시되지 않는 한, 손흥민은 내달 3일까지는 토트넘에 남을 전망이다. 손흥민이 이적 신호를 보낸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흘리, 알나스르, 알카디시야, 그리고 튀르키예의 페네르바흐체 등이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주제 무리뉴(포르투갈) 감독이 있는 페네르바흐체가 가장 큰 관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자 핵심 선수인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이름을 알린 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해 왔다. 토트넘 이적 초반 프리미어리그(EPL)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내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하여 매 시즌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21-22시즌에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EPL 공동 득점왕에 올랐으며,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 어워드, 2020-21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에 선정되는 등 개인적인 영예도 안았다. 오랜 무관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던 손흥민은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하며 숙원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