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출국' 의혹 수사를 위해 5일 법무부 과천청사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다. 전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핵심 관계자들의 신체와 차량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강제수사에 착수하며 '윗선' 규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장관실과 차관실, 인사정보관리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였던 이 전 장관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호주 대사로 임명되어 해외로 나가는 과정 전반의 위법 행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함이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와 인사 검증, 대사 임명 과정에 당시 대통령실과 법무부, 외교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해 사실상 '도피'를 도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수사기관인 공수처가 출국금지 유지를 요청했음에도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이 전 장관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출국을 허가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는지를 수사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영장에 박성재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등과 공모해 범인(이종섭)을 도피시켰다는 취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범인도피 등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전 장관 측은 "장관 취임 전부터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 절차는 진행 중이었고, 출국금지 해제는 법무부 심의위원회의 절차에 따라 결정된 사안"이라며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받은 적이 없다"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무리한 수사'라고 반발했다.
특검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박 전 장관 등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종섭 전 장관의 출국을 둘러싼 의혹의 실체가 특검의 칼끝에서 드러날지 주목된다.